코로나19로 중국 제조업 위상 흔들
노동집약산업 동남아 이전 가속화 전망 … 4차산업 투자열기는 지속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제조업 위상이 흔들리는 등 경제구조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코트라 중국 베이징무역관은 15일 '코로나19, 중국 기업활동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단기충격이 가시화돼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경기가 악화되고, 기업 투자위축과 글로벌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내부에선 코로나19 사태로 그동안 구축한 글로벌공급망 속 중국 제조업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2월초 이후 중국의 대외 부품조달 지연으로 해외공장 가동 중단, 부품공급 부족과 인원복귀 지연으로 조업회복 부진이 잇따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중국내 가구·인테리어, 섬유의류 등 노동집약형 산업은 민영 중소기업이 많아 자금난 등이 우려된다"며 "노동집약산업의 동남아시아 이전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진출을 교란하는 불안정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 화공 운송설비의 대한국, 대일본 수입의존도가 높아 중국내 산업체인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공제품의 대한국·대일본 수입비중은 각각 44%,27%에 달하고, 고무·플라스틱의 경우도 각각 27%, 26%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정부가 경제체질 개선과 금융시장 개방 등 개혁개방을 심화하는 현시점에서 외자기업의 서비스업, 4차산업 관련 투자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외자유치는 2012년부터 5%대 성장률을 보여왔다. 그런데 외자기업의 제조업 분야 투자비중은 2008년 54%에서 2018년 30.5%까지 하락했다. 제조업 하락부분은 서비스업이 채워왔다.
아울러 "중국경제의 성장동력이 타격을 받아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며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시장개방 추가와 보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단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중국정부의 대외 개방조치와 인프라 투자 등 경기부양책은 외자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우리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의 '홍색공급망'(red supply chain) 구축을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색공급망이란 중국정부가 수입 중간재 대신 자국 제품을 사용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자주적 산업체인 구축 전략이다.
박한진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은 단순 자금투입이 아니라 미래 신산업기반 확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경기부양책 단기 기회요인보다 중국과의 산업사슬 재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