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50%, 3개월 이내 유동성 부족"
딜로이트 그룹, 코로나19 관련 위기 인식조사 … "기업 상환불능 대출 GDP 11.5%까지 증가"
중국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유동성 감소로 3개월 이내에 50% 기업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대표이사 홍종성)을 포함한 한국 딜로이트그룹은 16일 '코로나19에 따른 기업의 대응 방안'이라는 리포트를 발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리포트에 따르면 딜로이트의 최근 '중국 기업 유동성 위기 인식조사' 결과, 중국기업의 19.7%는 이미 유동성이 고갈됐으며 1~3개월 이내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기업은 3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개월 이내(11.5%)까지 포함할 경우 3개월 이내에 50%가 넘는 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된다. 여기에 4~6개월(21.3%)까지 확대할 경우 72.1%의 기업이 6개월 이내에 어려움에 처한다는 것이다. 유동성 우려가 없다는 응답은 4.9%에 그쳤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월 지급준비율을 0.5%p 인하해 시중에 약 8000억 위안의 유동성을 풀었고 3월에는 중소기업들의 대출 만기를 6월말까지 연장했다. 하이난항공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중국 하이난성 정부가 항공사 인수를 추진 중이며 인프라 프로젝트 루자를 통한 경기부양도 예정돼 있다.
하지만 리포트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이미 평소 3배까지 늘어난 중국 기업들의 상환 불능 대출이 이번 연장 조치로 인해 GDP의 11.5%까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간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만성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통화정책으로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막아내긴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고 밝혔다.
딜로이트는 중국 생산활동 저하로 인해 수입이 20% 감소하는 시나리오 하에서 한국의 GDP가 0.37%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딜로이트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국내 자동차와 오프라인 유통·백화점, 항공·여행·숙박 분야가 막대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재와 석유화학·에너지, 금융은 초반 영향을 받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고 전자·통신·미디어는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 디지털 플랫폼과 빅데이터 활용 등 5G인프라에 투자할 경우 반도체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계 스마트폰의 65%가 중국에서 조립되거나 생산되고 있어 공급망 지장으로 인한 업계의 혼란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은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포트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내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이미 경기침체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당초 예상보다 막대하고 장기적으로 적용되면서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딜로이트는 코로나19 장기화를 가정한 기업의 대응방안과 관련해 △현금흐름, 운전자본의 관리강화 및 수익성 개선 방안 점검 △합리적 절세 전략을 통한 현금 흐름의 증대 △투자유치, 자금조달 방안의 마련 △공급망 프레임워크에 대한 재점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의 재편 △디지털 전환을 위한 검토 △위기대응 체계에 대한 점검 등을 제시했다.
오성훈 한국 딜로이트그룹 고객산업본부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소개하기 위해 리포트를 발간했다"며 "향후에도 기업들의 위기관리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