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침체, IMF위기 보다 심각
경제성장률 하락, 한계기업 부실 우려로 연결
골드만삭스, 미국 GDP 전망 하향 ‘2분기 -0.5%’
미 부동산 급락하면 글로벌 금융시장 극단으로
코로나발 세계 경제침체 우려가 커졌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더불어 유가전쟁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자금경색과 한계기업들의 부실 위험까지 불거졌다. 2008년 금융위기, 1997년 IMF 외환위기 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의 경우 확산 속도가 빨라 전 세계가 이동 및 교류를 제한하면서 소비와 생산의 위축, 글로벌 공급망 체인이 끊어졌다. 이는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고, 기업들의 신용위기 심화로 이어지면서 금융시스템 위기로 악화될 가능성이 확대된다는 우려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전격 인하했다. 7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도 발표했다. 코로나 위기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대규모 감소가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5%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코로나19의 글로벌 거시경제 영향’ 보고서에서 팬데믹 상황별로 올해 세계 GDP가 최소 2조3300억 달러에서 최대 9조17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글로벌 인사이트’ 보고서는 팬데믹 때 세계 GDP가 2조6810억달러(3197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유럽 국가로부터 미국으로의 입국금지 조치, 이탈리아 정부의 전국민 이동제한 조치 등은 여행, 외식, 내구재소비 둔화, 나아가 생산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올해 1분기에는 0%, 2분기에는 마이너스 0.5%로 전망했다. 기존 1분기 전망치 0.7%, 2분기 전망치 0%에서 각각 하향 조정한 수치다. 올해 전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2%에서 0.4%로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기업과 가계의 지출 감소로 이어져 미국의 경제활동이 3월과 4월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면서 “4월 이후에는 경제활동이 회복되기 시작해 하반기에는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이에 따른 기업신용위기 확대를 우려했다. 국내외 신용평가기관들은 이미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업종과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부 기업들의 이익 전망에 먹구름이 끼면서 신용 위험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생산과 소비 밸류체인 문제를 넘어 한계 기업들의 부실 우려까지 연결되면서 증시는 기업 신용위험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실제 미국 에너지 기업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1760bp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6년 신흥국 위기 수준까지 급등했다.
이 연구원은 “지금의 위기가 더 악화되는 경로는 미국의 부동산 가격 급락까지 이어지는 경우”라며 “글로벌 경기나 금융시장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은 만큼 정부나 중앙은행 정책도 극단적인 카드를 내밀 때 현재의 위기는 정점을 통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와 연준이 깜짝 금리인하, 양적완화를 펼치는 등 정책공조를 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2분기 기술적 경기부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