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때보다 실업률 높아진 중국
코로나 여파 1~2월 실업률 6.2% 기록 … 산업생산 증가율도 30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 기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이 중국을 강타하고 있다. 올해 1~2월 중국의 실업률이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던 이전 18개월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1~2월 실업률이 6.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5.2%보다도 증가한 것이며, 전년 동기 5.3%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전월 대비 상승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해왔던 18개월 동안 늘어났던 0.3%p보다 큰 것이다.
1~2월 실업률 6.2%는 중국이 2016년부터 발표해온 실업률 중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됐다. 중국은 다른 달과 달리 춘제(설명절) 연휴 영향을 고려해 1월과 2월을 합산해 발표한다.
이 신문은 실업률 조사가 고용주들을 통해 이뤄지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코로나로 인해 폐쇄된 공장의 이주 노동자들을 거의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고용시장 현황을 완전하게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2억9100만명 규모의 이주 노동자들이 춘제 연휴 연장과 조업 중단으로 대다수가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 국가통계국 마오성용 대변인은 16일 "고용 압력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실업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 재개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고 일자리 증대를 위한 경기 부양책이 뒷받침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상은 기대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채용정보업체 자오핀닷컴이 근로자 712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사가 완전히 생산을 재개했다는 응답은 40.2%에 불과했으며 25.1%는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다고 답했다. 또 17%는 임금을 받지 못했으며, 20%는 임금 지불이 지연된 것으로 조사됐다.
실업률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과 관련이 높은 산업생산 증가율도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아 우려를 더하고 있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에 따르면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13.5% 급감해 3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보다 훨씬 낮은 수치였다.
이날 발표된 다른 주요 지표도 모두 시장의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사상 최저인 -20.5%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4%를 훨씬 하회했다. 인프라 시설 투자를 포함한 고정자산투자 역시 작년 동기보다 24.5% 급감해 시장 전망치였던 -2%에 미치지 못했다.
코로나로 인한 조업 중단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1분기에 기록적인 감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오성용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코로나가 지표 하락의 원인"이라고 인정하면서 "코로나의 영향은 단기적인 것이고 통제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이맘때면 1분기 GDP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1~2월은 1분기 경제의 약 60%를 차지하기 때문에 주로 3월 실적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