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자금수요 폭증
대구·경북 한달 새 2만명
전국 신보 비상체제 가동
지방자치단체 등이 출연해 설립한 신용보증재단에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손실 등의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의 긴급자금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폭증하는 소상공인의 긴급 'SOS'요청에 신보재단은 수십 명의 임시인력을 채용했는데도 업무처리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대구경북의 신용보증재단은 최근 한 달동안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소상공인의 보증발급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최근 한달동안 거의 6개월치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신용보증재단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6975건의 보증상담을 실시했다. 이들 소상공인들이 요청한 보증서발급액은 1920억원에 달했다. 보증신청접수건수도 6605건이었다. 이는 평소 하루 평균 150여건에 비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대구신보재단은 상담과 접수건수 가운데 2201건에 596억원의 금융을 지원했다.
대구신보재단은 자금 신청 폭증에 따라 보증처리기간을 단축하고 특별보증 약 4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특례보증의 신속한 보증지원과 소상공인의 방문 집중에 따른 코로나 집단감염 예방을 위해 신속지원제도(Fast Track)도 시행하고 특별비상지원체제도 가동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보증심사기준 대폭 완화하고 서류도 간소화했다.
대구신보재단은 보증서 발급업무가 한꺼번에 몰리자 35명의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기로 했다. 또 정부 추경자금지원에 따라 3500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대구시 자체 지원금 500억원 등 4000억원을 공급할 예정이다.
대구신보재단 이찬희 이사장은 "하루 300여건이던 보증발급 건수를 600~700여건 이상으로 크게 확대하고 3~4주 걸리던 접수·심사·발급 처리기간도 2주 이내로 단축시키겠다"고 말했다.
경북신보재단에도 소상공인의 자금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보증상담실적은 1만1591건에 4940억원이다. 이 가운데 4279건 1795억원을 신청받아 879건에 306억원의 보증서를 발급했다. 경북신보재단은 10개 지점 60여명의 직원으로는 폭증하는 소상공인의 보증서 발급업무를 감당하지 못해 본부 필수인력을 제외한 직원 13명을 각 지점에 파견발령냈고 기간제 직원 10명을 채용한데 이어 50여명의 직원을 추가 채용중이다. 재단은 또 자금지원의 시급성을 감안해 보증서 발급기간을 평소 2개월에서 20일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경북신보재단은 소상공인의 자금수요에 대비해 경북도의 자체 예산 1조원을 지원받아 보증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광주 등 타 지역도 비슷한 상황. 광주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인 2월 13일부터 3월 18일 현재까지 긴급자금지원신청 건수는 18일에만 996건이 몰리는 등 모두 1만200건에 달한다.
전북신보에 따르면 통상 하루 70건 미만이던 소상공인 보증 문의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루 700건을 넘어 현재 1만2000여건의 상담에 자금신청액이 3500억원에 달한다.
경남신용보증재단은 19일부터 정부 코로나19 특례보증에 대해 은행에 상담 등 업무를 위탁함으로써 고객은 재단 방문 없이 시중은행을 바로 방문해 상담 및 서류를 접수할 수 있도록 했고, 향후 30명 정도의 단기 상담인력을 보강해 신속보증지원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자금확보 문제. 공급확대와 평가기준 완화로 부실이 증가해 앞으로 지역신보가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신보 관계자는 "금융권 등의 특별출연과 보증리스크 보전, 재보증율 조정 등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