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점포 재개장 지원금 "그림의 떡 전락할라" 우려
'선지출 후정산' 절차 복잡
일선공무원 업무과중 호소
정부가 코로나19로 매출감소 등의 피해를 입은 점포의 재개장에 필요한 경영정상화 지원금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겐 '그림의 떡'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거나 휴업점포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점포재개장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확진자 방문 점포에는 최대 300만원까지, 휴업점포에는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된다. 총 예산은 확진자 피해점포 864억원, 휴업점포 1606억원 등 2470억원으로 대부분 특별재난관리지역인 대구시와 경북의 경산, 청도, 봉화 등에 배정된다. 특히 대구지역에는 2196억원이 집중적으로 지원된다. 경북에 배정된 사업비는 235억4000만원, 경산시가 170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청도군은 45억2000만원, 봉화군은 20억원 등이다.
대구시와 경북도 등은 공고 등을 거쳐 4월 중순부터 지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보조금관련법에 따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이 개인 돈으로 점포 재개장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출하고 구매증빙 서류와 세금계산서 등을 제출해 정산받기로 했다. 지원비용은 재료비, 홍보마케팅비, 용역인건비, 공과금·관리비 등이다.
문제는 선지출 후정산 방식이다. 우선 지자체 공무원들이 업무과중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대부분 8개 구·군청 공무원들이 정산서류를 받아 처리해야 하나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원대상 소상공인은 18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대구의 A구청 관계자는 "이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에게 지원하는 각종 지원금과 관련된 업무가 산적해 있는데 100만원과 300만원의 지원금 지출서류의 정산업무까지 부담하기는 힘들다"며 "소상공인도 정산절차 복잡을 이유로 외면할 경우, 지원금이 자칫 그림의 떡이 될 수 있어 전쟁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법의 예외조항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도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소상공인과 달리 전통시장 등에서 소규모의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최근 2개월동안 매출이 전무해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인데 먼저 개인돈을 지출하고 사후에 각종 지출증빙서류를 첨부해 지원금을 신청할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에 대해 "일선 행정기관의 업무집행과정에서 빚어지는 어려움을 알고 있으나 전액 국비로 지원되는 보조금이기 때문에 정산서류없이 지원할 수 없는 법적인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