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직원 60% "코로나19 위험 여전"
직장갑질119 설문조사
절반 "정부지침 실효성 없다"
"일주일에 한번 재택근무라 대부분 회사에서 생활합니다. 몇 명 빠지고 인원이 거의 그대로라 간격이 생길 수 없죠. 감사 나온다고 하자 없다던 마스크 서둘러 지급했습니다."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이후 정부가 예방지침을 내놓고 긴급점검에도 나섰지만 상담사 상당수는 근무환경이 안전하지 않으며 정부 예방지침이 실효성이 없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는 콜센터 상담사 62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59.2%(386명)가 코로나19로부터 근무환경이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고 50.5%(314명)는 정부의 콜센터 예방지침이 '실효성이 없다'고 응답했다고 5일 밝혔다.
다만 안전하다고 느낀 응답자 비율은 40.8%(254명)로 조사됐다. 이는 직장갑질119가 콜센터 집단감염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달 11~12일 실시한 같은 질문에 대해 상담사 14.4%가 '안전하다'고 응답한 비율에 비해 2.8배 늘었다.
고용노동부는 서울 구로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이후인 지난달 12일 '콜센터 사업장 예방지침'을 배포했다. 지침에는 근무밀집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자 사이에 가림막을 설치하거나 책상의 위치를 조정하도록 하는 내용 등 총 14가지 조치사항을 담았다.
설문조사에서 정부의 예방지침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58.5%(364명)로 10명 중 4명은 정부의 지침을 모르고 있었다. '콜센터 사업장 점검표' 14개 항목 가운데 10개 이상을 '이행하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절반 정도(51.1%)였다.
원청회사 유형별로 보면 공공기관은 8.8개 항목을 이행하고 있어 민간회사 10.7개보다 1.9개 적었다. 10개 이상 이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공공기관이 41.7%, 민간회사는 67.7%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3주간 고용부의 긴급점검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46.9%가 '그렇다'고 답했다. 긴급점검이 있었다는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긴급점검 후 코로나19 예방조치가 강화됐는지 물음에는 77.7%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39.7%(247명)은 정부의 예방지침 이후에도 '연차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직장갑질119는 "일터의 하청화, 위험의 외주화라는 바이러스를 퇴치하지 않는 한 원청의 안전도 국민의 생명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