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천지 제재수위 높인다
비영리민간단체 등록말소 수사결과 따라 구상권행사
대구시가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제재와 행정처분 강도를 높인다.
시는 지난달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해 경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10일 신천지 관련 비영리단체의 등록을 말소했다.
시는 '한국나눔플러스NGO'가 종교단체인 신천지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최근 실태조사를 벌였고, 10일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말소했다고 밝혔다.
대구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나플은 당초 신고한 주사무소 소재지(달서구)에 사무실을 설치해 운영하지 않았다. 또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 제2조의 등록요건인 상시 구성원 수가 100인 이상인 등록요건에 대한 입증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행정절차에 따른 청문을 지난 3일 실시했으나 청문일에 해당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고 소명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이 단체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초래한 신천지의 위장단체로 의혹이 제기된 대구시 등록 비영리민간단체이다. 한국역사바로알기캠페인, 인성 및 충효사상 교육, 봉사활동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단체로 2017년 7월 대구시에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했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 2월 28일 신도 명단을 고의로 누락하고 제출한 혐의(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신천지 대구교회 자료 제출 담당자, 관리책임자 등 가담자 전원을 고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구지방경찰청은 최근 신천지 대구교회 간부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전자기기 등을 압수했다.
대구시는 경찰수사와 별개로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행정조사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진행된 행정조사는 신천지가 제출한 교인명단과 시설현황 등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규명하기 위한 행정절차로 신천지 대구교회와 간부 자택 등 4곳에 대해 이뤄졌다.
시는 행정조사에서 컴퓨터와 CCTV 기록영상, 조직구성, 신도, 부동산 현황자료 등 총 41종 187건의 자료를 영치하고 신천지 대구교회 간부 사택 4곳의 조사에서도 컴퓨터에 저장된 교인명부, 시설관련 자료, 노트북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분석의 핵심은 방역업무 방해, 제출자료 은폐와 누락 고의성 여부다. 시는 행정조사가 끝난 뒤 손해배상 청구와 구상권 행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대구에서는 지난 2월 18일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인 31번 확진자 발생이후 9일 0시 기준으로 총 확진환자가 680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천지 교인이 4259명(62.6%)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신천지 대구교회가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지목됐으며 이에 따른 행정·사회·경제 등의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1번 확진환자는 10일까지 53일째 대구의료원 음압병실에 입원치료 중이다. 이 환자의 입원치료비만 수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31번째 환자의 치료비와 관련해 "개인의 치료비에 대한 부분은 개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그러나 행정조사결과와 경찰의 수사결과를 보고 손해배상과 구상권 청구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대구시는 수사 결과에 따라 별도 구상권을 행사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한 고위 관계자도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확진자가 대구 전체 확진자 10명 중 6명 정도에 이르고 진단비와 입원비, 식대 등 기본비용만 3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여기에 행정비용 등을 계산하면 더 늘어날 것"이라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법률에 따른 비용지출과 달리 다른 법률에 근거해 어떠한 형태로든 책임을 지운다는 게 대구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