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모범 '서울 투자'로 이어지나
박원순 시장, 글로벌 기업 500여명과 화상회의
해외기업, 스마트 방역 이끈 서울 기업에 관심바이오·의료 특화, 홍릉 바이오허브도 주목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모델이 세계적 주목을 받는 가운데 K방역을 주도한 서울시에 관심이 모인다. 글로벌 기업들이 서울시 방역 정책에 호평을 보내면서 이같은 관심이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에 필요한 창업·투자 활성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난 17일 서울시장 집무실에서는 전 세계 도시와 기업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대응 화상 회의'가 열렸다. LA, 샌프란시스코, 시드니 등 도시정부와 다임러, 포르쉐, 보쉬, 딜로이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세미나는 미국 실리콘밸리 대형 투자사인 플러그 앤 플레이 테크센터의 사이드 아미디(Saeed Amidi) CEO가 박 시장에게 제안해 성사됐다. 세미나 전반은 박 시장과 사이드 아미디 대표간 일대일 대담으로 진행됐고 이후 해외 도시정부, 기업 관계자들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서울의 감염병 대응 현황과 선제적 대응 정책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박 시장은 드라이브 스루, 워킹스루 선별진료소 도입 등 혁신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확진자 동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시민 이동 통제없이 도시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서울시 노하우를 집중 소개했다.
17일 회의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회의를 기획하고 주최한 측이 '플러그 앤 플레이'라는 점이다. 플러그 앤 플레이는 페이팔, 드롭박스 등 세계적 기업을 배출한 투자전문회사다. 세계 35개 지점과 글로벌 대기업 및 대학 등 광범위한 국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1월 미국 순방 당시 실리콘밸리에 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 테크센터를 방문, 사이드 아미디 대표와 만남을 갖고 스타트업 발굴, 서울 기업 글로벌 진출 등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박 시장은 실리콘밸리 투자자들 앞에서 '말춤'까지 추면서 서울의 투자 가능성을 홍보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에 처음으로 '서울관'도 차렸다.
박 시장이 이번 회의에서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서울의 방역 노하우를 집중 소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3개월 사이 두 차례나 만남을 가진 사이드 아마디 대표를 비롯, 세계 유수 기업들이 한국과 서울의 방역에 주목한 만큼 이를 가능케한 서울의 IoT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자연히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사이드 아미디 대표는 화상회의 후 박 시장에게 따로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사이드 아미디 대표는 박 시장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서울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나 자가격리 관리에 사용한 앱 개발 업체 △코로나 테스트 진단키트 생산 관련 회사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시에서는 홍릉 바이오허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릉 바이오허브는 서울시가 5000억원(국비 포함)을 투입해 동대문구 청량리동, 회기동 일대에 조성하는 바이오산업 특화단지다. 첨단의료기기개발센터 조성사업, 바이오헬스센터 조성사업 등이 추진 중이며 코로나로 급부상한 바이오·의료 관련 기업들이 집중 입주하게 된다.
박 시장은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비대면 서비스, 바이오메디컬, 방역, 드론, AI 같은 신산업에 빠른 속도로 투자, 서울시를 세계적 선도모델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