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30일 종료
대구시 정부 건의해 도입
2개월 동안 3025명 입소
대구시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코로나19 확진환자 생활치료센터가 30일 운영을 종료한다.
대구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를 격리치료한 생활치료센터가 대구중앙교육연수원 영덕삼성인력개발원을 끝으로 15곳 모두 운영을 마친다고 29일 밝혔다.
생활치료센터는 지난 2월 29일 74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3월 1~3일 하루 5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의료시설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 처하자 대구시가 정부에 건의해 도입됐다. 3월 2일 대구중앙교육연수원을 시작으로 모두 15곳이 지정돼 60일간 운영됐다. 이 기간 동안 경증환자 3025명이 입소해 2957명이 퇴소했다. 완치율이 97%에 달한다. 입소 인원이 가장 많을 때는 2638명(3월 15일)이나 됐다. 3월 8일에는 하루에만 520명이 입소하기도 했다.
생활치료센터에 근무한 누적 종사자도 1611명이나 된다. 의료진이 701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앙정부 파견 공무원과 군·경찰·소방 등에서 478명, 대구시에서 432명이 교대로 근무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역 내 전담병원 병상만으로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통제 범위 안에 들어왔기 때문에 센터 운영을 종료한다"며 "이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뜻하는 만큼 그 자체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협의해 생활치료센터 도입을 결정하긴 했지만 임시병원 기능을 할 연수원 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감염병 관리에 필요한 일정수준 이상의 기준을 충족해야 했고 입소자의 자발적 동의가 전제돼야 했으며 입소율을 높이기 위해 편의성과 만족도도 고려해야 했다. 운영총괄을 맡은 행정안전부, 운영비를 책임진 보건복지부 등 6개 기관이 '운영지원단'을 구성하고 전국을 밤낮으로 뛰어다녔다. 다행히 국가적 재난 극복을 위해 타 지자체와 기업·기관들이 협조하면서 센터를 15곳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지자체들은 대승적 차원에서 지역의 시설 사용을 허락했다. 경북대는 대구에서 센터가 부족해 곤란을 겪자 기숙사를 환자들에게 내줬다. 삼성 LG 현대차 대구은행 기업은행 등 기업들은 심지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연수원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적극 동참했다. 이는 지자체들뿐 아니라 중앙과 지방, 민과 관, 지역과 대학, 지자체와 기업간 협치의 새로운 모범을 만들었다. 특히 생활치료센터 도입 이후 '병상 밖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아 코로나19 대응의 모범 모델로 평가받았다.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비대면 환자 모니터링 등과 함께 '신의 한 수'로 꼽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생활치료센터 확보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17일간 대구에 상주하며 전국에 걸쳐 시설을 확보하도록 진두지휘한 결과이며 이는 중앙과 지방이 얻어낸 연대의 승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