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창의적 대응 … '자치분권'의 힘
고양시 '안심카 선별진료소'
전주시 '착한 임대료' 운동
수원, 역학조사관 채용 견인
우수사례 공유·제도화 논의
전국 지자체 최초로 코로나19 방역에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도입한 경기 고양시의 '안심카 선별진료소'. 이 선별진료소는 기존 선별진료소의 문제점인 소독과 환기, 대기시간 축소를 위해 접근성이 높은 공용주차장에 설치됐다. 특히 차량에 탑승한 채로 문진·검진·검체검사를 받도록 해 진료시간을 70% 이상 단축시켰다. 가동을 시작한 지난 2월 26일부터 54일간 3474건, 하루 최대 384건의 검사를 수행했다. 코로나19 방역의 새 모델로 전 세계가 주목하며 해외 벤치마킹 사례가 됐다.
수원시는 기초자치단체도 역학조사관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견인했다. 수원시는 인구 124만명의 대도시지만 1명의 역학조사관도 둘 수 없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겪은 뒤로 줄기차게 법 개정을 요구, 지난 2월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치단체 최초로 임시생활시설, 해외입국자 임시검사시설, 해외입국자 가족 안심숙소를 도입하기도 했다.
전주시가 시작한 '착한 임대인' 운동은 코로나19 사태로 실의에 빠진 임차인들의 고통을 덜어줬다. '착한 임대인' 운동은 서울 남대문시장 등 전국의 전통시장은 물론 공공기관까지 동참하며 전국으로 확산됐다. 전주시는 이후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도입, '해고 없는 도시' 선언을 주도하며 경제위기 극복에도 앞장섰다.
◆지자체가 코로나19 위기극복 견인차 역할 = 이처럼 지방정부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창의적 상상력'을 발휘하며 위기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정부와 지자체, 국회의원들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코로나19 극복 자치분권 토크콘서트'를 열고 이 같은 성과를 공유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국회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 박광온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방송인 정재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염태영(수원시장)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과 이재준 고양시장, 김승수 전주시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코로나19 우수대응 사례를 직접 발표했다.
박성호 자치분권위원회 기획단장과 하 진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장, 한창석 수원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회장 등은 정부와 지자체, 시민이 협력해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사례들을 되돌아봤다. 공무원과 시민들이 직접 나서 취약계층을 위한 마스크를 확보한 '마스크 원정대',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시작된 착한 기부 등을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이런 성과들이 '자치분권' 확대에 따른 것이라며 향후 자치분권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지방정부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성호 단장은 "고양 수원 전주 등 지방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정을 보면 현행 제도 이상의 역량을 발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위기가 닥치기 전에 현재 국회에 계류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과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한 경찰법 등 자치분권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면 국난을 보다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염태영 대표회장도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지방정부들이 보여준 성과가 중앙정부의 힘과 합쳐져 더 나은 K방역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현장의 힘을 믿고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자치분권 관련 법안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순은 자치분권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문재인정부가 추진해온 자치분권 확대 정책과 중앙정부-지방정부-주민의 삼위일체 협력이 이상적으로 작동해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 앞서 참석자들은 오는 29일로 임기가 끝나는 제20대 국회를 향해 자치분권 관련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합경찰법안 전부개정안 △고향사랑기부금법 제정안 △중앙지방협력회의법 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