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 … 세대 이어 새롭게 태어나야”

2020-05-18 12:25:35 게재

오늘 ‘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문 대통령 “국가폭력 진상 반드시 규명, 헌법 전문에 5.18 새겨야”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오월 정신’은 더 널리 공감되어야 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거듭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며 ‘오월 정신’의 계승·발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오월 정신’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미래를 열어가는 청년들에게 용기의 원천으로 끊임없이 재발견될 때 비로소 살아있는 정신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을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희망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걱정하는 마음이 모여 정의로운 정신이 됐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으로 평가받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극복 원동력도 ‘오월 정신’에서 찾았다.

문 대통령은 “그 정신은 ‘코로나’ 극복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는 저력이 됐다”며 “병상이 부족해 애태우던 대구를 위해 광주가 가장 먼저 병상을 마련했고, ‘오월 어머니’들은 대구 의료진의 헌신에 정성으로 마련한 주먹밥 도시락으로 어려움을 나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역사의 부름에 응답해 지금도 살아있는 숭고한 희생정신이 됐다”며 “산 자들은 죽은 자들의 부름에 응답하며 민주주의를 실천해왔다”고 강조했다.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것이 민주화 운동이 되었고 5.18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역사가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저와 정부도 ‘오월 정신’이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되고, 미래세대의 마음과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며 40년 전 광주가 보여준 ‘연대’의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위기는 언제나 약한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하다”면서 “우리의 연대가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까지 미치고, 그들이 일어날 수 있을 때 위기를 극복하는 우리의 힘도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5.18 진상에 대한 규명 의지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왜곡과 폄훼는 더 이상 설 길이 없어질 것”이라며 “발포 명령자 규명과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 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과 같은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이라며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라며 “개헌이 이뤄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17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행사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 5.18유공자 및 유족, 민주·시민단체 주요 인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올해 행사는 처음으로 5.18민주광장에서 치러졌다.

문 대통령은 “광주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더 많이 모으고, 더 많이 나누고, 더 깊이 소통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을 경험했다”며 “이제 정치·사회에서의 민주주의를 넘어 가정, 직장, 경제에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하고, 나누고 협력하는 세계질서를 위해 다시 오월의 전남도청 앞 광장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기념식 후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헌화·분양하고 2묘역에 묻힌 고 이연 희생자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통령이 2묘역을 참배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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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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