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인천, 다시 서울 거쳐 전국으로
확산 새 유형, 집단감염과 대응 달라
"대규모·무증상 검사 계획 수립 필요"
인천으로 향했던 감염 확산이 서울로 되돌아 오고 다시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보다 공세적인 방역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서구 한 미술학원에서 강사와 유치원생 1명이 하루 간격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근 초등학교는 등교를 중지했고 긴급돌봄도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이태원 클럽발 감염자에서 6차 감염 사례까지 나왔다. 인천 학원강사 ㄱ씨 관련 확진자가 51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서울 중랑구에서 ㄱ씨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가 나왔다. ㄱ씨는 전날 확진된 중랑구 18번 확진자 남편이다.
경기 용인시에서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한 시민이 확진을 받았다. 강남구 소재 회사에 다니는 ㄴ씨는 지난 9일 확진받은 동료와 접촉, 지난 11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간 뒤 해제 직전 실시한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됐다.
관악구와 성동구에서는 인천학원강사에서 시작된 5차 감염 추정자가 발생했다. 24일 확진된 관악구 57번 환자는 지난 9일 인천학원강사 관련 택시기사 ㄷ씨로부터 감염된 관악 56번 환자와 접촉했다. 성동구 신규 확진자는 남편, 아들과 함께 지난 13일 성수동 한 음식점을 방문했고 그곳에서 부천 돌잔치에 참석했다 감염된 광진구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됐다. 택시기사 ㄷ씨가 사진사로 일했던 부천 뷔페 식당 근무자 ㄹ씨다.
이태원발 감염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면서 서울에서 인천으로, 다시 서울로 역유입되는 등 감염 확산이 새로운 경로를 보이면서 방역 당국은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번에 특정 공간에서 많은 환자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이 수도권 내로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삼성병원 관련 발병은 불씨가 충남 서산까지 튀었다. 이 환자가 근무하는 직장 동료 150여명이 검사를 받았다.
수도권 감염이 곳곳을 오가고 서울로 역주입된 환자가 다시 지방으로 확산되는 양상이 벌어지면서 서울 방역에 다시 시선이 집중된다.
서울시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 최근 감염 확산 주경로로 부상한 코인노래방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코인노래방을 막자 이번엔 이번엔 일반노래방에 사람이 몰렸다.
규모는 작지만 전국적으로 새로운 유형의 감염병 확산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염병 대응력은 뛰어나지만 인구밀도·지리적 여건·이동성 등 서울이 가진 도시특성을 감안할 때 자칫 감염 확산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의료계에서는 조용한 전파가 기정사실이 된만큼 공세적 방역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검사 범위를 대폭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개학도, n차감염도 현재로선 운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간 일군 방역성과를 확대하고 자칫 서울이 감염 확산의 허브가 되는 것을 막기위해 특단의 검사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