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경증 분리 절실 “대기업·금융권 나서면 큰 힘”
위중환자 수도권 병상 7개 남아
연수원을 경증 생활치료센터로
올가을 2차 대유행 대비 시급
코로나19 수도권 환자 폭증에 따라 병상 부족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대기업들이 보유한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 의료붕괴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수도권 병상 포화 문제가 코로나19 2차 대유행 극복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서둘러 병상을 확보하지 못하면 자칫 중증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치명적 상황에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지금이 정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25일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 따르면 수도권에 코로나19 중증·위중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이 7개 밖에 남지 않았다.
위원회는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같은 확산세가 계속되면 오는 30일 전후로 가장 많은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원, 병상 수요가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증 환자를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 확보가 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감염병전담병원, 공공병원이 보유한 병상 수가 제한된 상황에서 생활치료센터를 통한 중·경증 환자 분리, 경증환자의 신속한 치료가 사망자 발생을 최소화하고 적기에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것이다.
위기 극복에 대기업들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수도권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로 대기업 연수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다수 대기업·금융기관들이 경기권에 숙식 시설을 갖춘 연수원을 보유하고 있다. 방역당국에선 이들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면 신속한 환자 이동, 완치율 제고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을 팬데믹은 생활치료센터 확보 필요성을 가중시킨다. 의료계에선 독감과 코로나19가 겹칠 것으로 예상되는 올 가을, 2차 팬데믹이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상이 비슷한 두 질병이 동시에 유행할 경우 병원 감염을 막고 환자를 분리해 치료하려면 현재 의료 시스템으론 감당이 어렵다는 것이다.
수도권에는 삼성전자(경기 용인)를 비롯 포스코(인천), LG(경기 이천), KGC(경기 안성) 등 대기업 연수원이 포진해있다. 몇몇 기업들은 의료 지원을 위해 연수원 시설을 이미 제공하고 있다. 경기 파주에 소재한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센터는 공항입국자용 시설로 사용 중이다. 안성에 있는 LS 미래원은 지난 4월 해외입국자격리시설로 사용됐다. SK텔레콤 인재개발원은 같은 시기 임시생활시설로 90실을 제공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위기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병상부족 해결에 선제적으로 동참한다면 신뢰 향상은 물론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적 동참을 이끌어내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