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은 금물" … 수도권·부산 재확산 우려
요양병원 집단확진, 해외유입도 늘어
15일 신규 확진 110명, 다시 세자릿수
친구·지인 확산 "생활방역 실천 중요"
수도권과 부산에서 이틀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잦아들던 감염 불씨가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의 해뜨락요양병원 집단감염 사례를 비롯해 수도권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발병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방역1단계로 낮췄지만 '방심하면 터진다'는 명제가 또 다시 확인된 셈이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10명(국내 95명, 해외유입 15명) 발생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 조정한 첫날(12일) 98명이던 확진자수가 13일 102명, 14일 84명으로 오르내리다가 이날 다시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부산이 집단감염의 화약고가 되고 있다. 이날 국내 확진자 95명 가운데 부산이 54명으로 가장 많았다. 부산 북구 해뜨락 요양병원에서만 14일 환자와 직원 53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병원은 그동안 꾸준히 지역감염이 이어져온 만덕동에 있어 '조용한 전파'가 취약시설에서 한꺼번에 확산되는 전형적인 사례를 반복하는 양상이다. 지난달부터 14일까지 만덕동 그린코아목욕탕, 식당 등과 관련한 확진자만 23명이 나온 상황에서 부산 최대 규모 집단감염이 터졌다. 특히 그린코아 목욕탕 관련 환자와 접촉한 가족 1명이 14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기존 감염 확산세도 멈추지 않은 상태였다.
해뜨락 요양병원 확진자는 환자가 42명이고 간호인력 5명, 간병인력 6명 등이다. 이 중 1명은 지난 12일 사망한 환자로, 사후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요양병원 환자 165명과 직원 99명 등 모두 264명이 진단검사를 받은 결과다. 최근 퇴원 환자와 외부업체 직원 등으로 검사 대상이 확대될 경우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 현재 해뜨락 요양병원은 코호트 격리(동일집단 격리) 조처가 이루어진 상태다.
부산시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사망한 8명 가운데 7명이 호흡곤란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14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7명 가운데 4명은 사후 확진자가 입원해 있던 병실에 있었다. 첫번째 확진자인 간호조무사는 사후 확진자를 지난 7일 종일 간호했다. 부산시는 이들의 사망과 코로나19 집단감염 간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요양·정신병원 종사자 등 16만명에 대한 선제적 전수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수도권에서도 크고 작은 집단발병이 계속됐다. 15일 0시 기준 수도권(서울 22명, 인천 11명, 경기 6명)에서만 3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대전과 강원도에서 각각 1명씩 발생했다. 수도권에선 경기도 의정부 '마스터플러스재활병원'(누적 61명) 동두천 친구모임(23명) 서울 영등포구 지인모임(11명) 등 다양한 시설과 모임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다. 앞서 13일 경기도 성남에선 한 부부가 확진판정을 받아 현재 감염경로를 파악 중이다. 남편은 성남 소재 제조업체 연구소에 근무 중인 연구원이다. 도는 확진자가 근무했던 4층 근무자 61명 및 접촉자 3명 등 64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확진자가 방문한 인근지역 기술연구소를 추가 조사하고 있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1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지인들과의 모임을 통해 친구·가족에게 확산되고 있다"며 "손소독제 사용, 마스크 착용 등 생활속 방역실천은 꾸준하고 지속적이어야만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니 나와 내 가족, 지인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