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이동 문제, 원격수업으로 해결"

2020-10-23 11:04:27 게재

공유캠퍼스, 학교 특색 프로그램 공유

학교 간 연합 형태인 공동 교육과정 수업은 기존에도 있었다. 4개 학교는 올해도 '세계문제와 미래사회' '과학과제연구' '융합과학탐구' '한국사회의 이해' 등 공동 교육과정 수업을 운영해왔다.

서울 당곡고 주관으로 수도여고, 영등포고, 신림고 학생들이 함께 한 '학생회 리더십 강연' 포스터. 정규 수업 외에도 창의적 체험 활동이나 학교별 특색 프로그램을 공유한다.

그러나 현재 공동 교육과정 수업들은 학생 이동 문제 등으로 대부분 방과 후나 주말에 진행되는 상황이다.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지원 사업으로 내년부터 시작되는 공유캠퍼스와 차이는 이들 수업이 모두 교육과정 안에서 진행되도록 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공동 교육과정 수업이 방과 후나 주말에 별도로 진행되면서 교사나 학생들의 시간, 체력 소모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동작 관악지역 교사들은 공동 교육과정 수업을 일과 안으로 끌어올 때 가장 어려운 점을 학생 이동 문제로 꼽았다. 학사일정은 물론 학교 간 시간표도 맞춰야 했다. 처음에는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는데, 의외의 돌파구를 찾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에서 해답을 찾은 것이다. 교사들은 "원격수업으로 진행하면 학생들이 타 학교로 이동할 필요 없이 소속 학교 컴퓨터실 등에서 해당 시간에 수업을 들으면 되니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3단위 수업 중 2단위는 원격수업으로 진행하고, 학생들의 모둠 활동 등이 필요한 참여 수업은 방과 후나 주말 등을 활용해 1단위 출석 수업으로 병행하는 형태가 가능해진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의 경험을 통해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이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게 현장 교사들의 평가 분석 결과다.

공유캠퍼스 학교들은 정규 수업 외에도 창의적 체험 활동이나 학교별 특색 프로그램을 공유할 계획도 세웠다. 지난 학기에는 당곡고가 주관해 '학생 자치회 활성화'를 위한 리더십 강화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비롯해 '안드로이드 앱 개발 과정'을 공유했다. 영등포고는 '메이커 교육'을 주관해 '아두이노'와 '앱인벤터' 등을 이용한 'AI 고카트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0월 30일에는 수도여고 주관으로 함께 하는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림고는 스페인대사관과 중남미문화원 등을 방문하는 '스페인 문화 이해' 행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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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교육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