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환자 병상부족 현실화
경기 확진자 '자택대기'
길게는 사흘 기다려야
"감염경로 불명확 26%"
병상부족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에서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8일 0시 기준 경기도 신규 확진자 중 88.5%인 139명은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를 배정받지 못해 자택에서 대기 중인 '격리 예정'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에서 자택 대기 중인 확진자는 전날(366명)보다 30명 증가한 396명으로 집계됐다. 시·군에 따라 길게는 사흘까지 자택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방역당국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는 일시적인 가정대기 확진자를 관리하는 홈케어 시스템을 지난 8∼9월 2차 유행 때에 이어 이달 3일부터 다시 가동 중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전날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94명이다. 국내발생은 566명이고 해외유입은 28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212명, 경기 146명, 인천 27명 등 수도권이 385명이다. 수도권 확진자는 지난 2일(356명) 이후 엿새 만에 400명 아래로 내려갔다.
비수도권에선 요양원 집단감염이 발생한 울산이 61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부산 25명, 전북 13명, 경남 12명, 광주·대전·충북 각 10명, 강원 8명, 전남 7명, 경북 5명, 대구 3명, 제주 2명이었다.
경기도는 8일 오전 0시 기준 전날 신규 확진자가 146명이 발생해 전날(156명)보다 줄었지만 지난 1일부터 7일째 1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부천 고양 김포 등에선 7일에도 두 자릿수 확진자가 쏟아졌다. 의정부 신한대 학생 4명이 7일 추가 확진되는 등 나머지 시·군에서도 확진자는 계속됐다. 경기 평택 주한미군 캠프 험프리스에선 지난 4일 밤 댄스파티가 열린 게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들은 살사동호회로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고 춤을 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도 지난 주말 부평구 한 요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하루 확진환자가 40명을 기록한 데 이어 4일째 3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인천도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맞춰 '잠시 멈춤'을 선언했다. 당장 인천지하철 1·2호선이 8일부터 야간 운행 횟수를 평소보다 20% 줄인다. 운행횟수가 1호선은 11회, 2호선은 10회 줄어들었다.
부산과 경남지역 확진자 숫자가 다소 진정세에 들어갔지만 이번에는 울산시가 방역비상에 들어갔다. 울산시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이 병원 종사자 가족으로까지 확산하는 등 병원 밖 n차 감염이 현실화하고 있다. 울산시는 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61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집단감염이 발생한 남구의 한 요양병원과 관련한 확진자는 58명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 병원에서는 지난 5일 울산 222번(요양보호사) 확진자를 시작으로 6일 38명, 이날 58명 등 9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전은 23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유성구 관평동 맥줏집을 찾은 방문객들 6명이 추가로 7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7일까지 맥줏집 누적 확진자는 61명으로 늘어났다.
충남 아산 경찰대에서도 7일 확진자가 나와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검사가 진행 중이다. 방역당국은 또 다른 대학 내 집단감염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충남 청양 한 마을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 7∼8일 12명이 추가 확진됐다.
충북 청주에선 건강식품 회사 집단감염 여진이 계속됐다. 7일에도 4명이 추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부산 확진자와 접촉한 충북 404번 환자가 지난 4일 확진된 이후 누적 환진자는 10명으로 늘어났다.
전북 완주의 현대차 전주공장에선 이틀새 감염자가 이어졌다. 트럭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가 확진된 후 7일부터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1999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검사를 벌였다. 8일 오전까지 1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트럭·버스·엔진 사업장 가운데 트럭생산라인의 조업을 이틀째 중단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회의 모두발언에서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확진자가 전체의 26%에 달하며 검사자 중 확진자 비율도 1%대에서 이달 4%대로 4배 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