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공동체 잇따라 집단감염
천안발 식품점 누적 93명
네트워크 타고 타 지역으로
코로나19가 외국인 공동체를 파고 들고 있다. 코로나19가 이들 공동체 네트워크를 타고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8일 오전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3일 충남 천안 식품판매점에서 시작한 코로나19 집단감염 누적 확진자는 93명이다. 지역도 천안시 외에 충남 홍성군과 아산시, 충북 청주시까지 걸쳐있다. 이들 대부분은 태국인이며 천안 식품판매점도 태국인 전문점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14일엔 충남 보령시에 있는 아주자동차대학에서 베트남 유학생 집단감염이 발생, 누적 확진자가 39명에 달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2019년 11월 기준 충남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수는 12만7057명으로 도 전체 인구대비 외국인비율이 5.8%로 전국 1위다.
외국인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이유는 이들이 나라별로 공동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역별 공동생활장소는 물론 식품판매점 종교시설 등을 중심으로 지역을 뛰어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천안 식품판매점엔 천안뿐 아니라 멀리 홍성군과 충북 청주시에 사는 태국인들까지 방문하면서 감염됐다.
지난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에 상주하는 외국인은 전년대비 0.7%p 증가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은 코로나19 여파로 줄었지만 농림·어업 취업자는 오히려 5000명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농어촌지역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외국인 숫자도 늘었다.
외국인 노동자 숫자는 늘었지만 환경은 바뀌지 않았다. 최근 경기도 포천에선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열악한 주거환경이 문제로 꼽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외국인 고용허가를 받은 사업장 1만5773곳 중 31.7%에 해당하는 5003곳이 숙소 최저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판매점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할 경우 네트워크를 타고 단숨에 지역내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집단감염 가능성은 크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쉽지 않다. 일단 신분노출을 꺼리는 불법체류자들이 검사를 응하지 않을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소통이 쉽지 않고 내국인에 비해 코로나19 정보에 어두운 점도 문제다. 충남도 관계자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시군을 중심으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면서도 "당장 말이 잘 통하지 않아 역학조사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28일 오전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전날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08명이다. 900명대에서 하루만에 800명대로 낮아졌다. 국내발생은 787명이고 해외유입은 21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서울 301명, 경기도 193명, 인천 46명으로 모두 540명이다. 전체의 66.8%다. 비수도권은 경북 46명, 충남 35명, 부산 34명, 충북 31명, 강원 27명, 경남 25명, 대구 24명, 광주 12명, 제주 11명, 전남 7명, 대전 3명, 울산·세종 각 2명, 전북 1명 순이었다.
경기도에서는 27일 영국에서 입국한 일가족 4명이 확진돼 변이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놓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 일가족 4명은 지난달 8일과 이달 13일 입국, 이 가운데 1명이 사망했다. 방역당국은 28일 오전 지난 22일 영국에서 입국한 또 다른 일가족 3명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했다.
광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1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28일 광주시에 따르면 교회와 요양원 등에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이날 0시 기준으로 누적확진자 수는 1049명을 기록했다. 최근 광주지역내 코로나19 주요 감염원을 보면 에버그린 요양원 56명, 상주 BJT 열방센터 48명, 광주청사교회 33명 등이다. 청사교회는 지난 20일 예배 당시 목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예배 이후 교인들과 단체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포항시는 24일과 25일 구룡포지역 소주방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3명이 발생해 26일 자정부터 '구룡포읍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한 특별행정명령'을 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