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구치소 숨은 감염자, 전국에 퍼질 수도
법무부, 감염 · 미감염 수용자 이송 중
4차 전수조사 결과 오늘 나올듯
여성 수용자 확진 ‘0’, 마스크가 갈라
동부구치소발 집단감염 사태가 전국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무부가 비확진 수용자와 확진 수용자를 분리해 다른 교정시설로 옮기고 있지만 기존 검사에서 수차례 음성을 받았다가 양성으로 바뀐 사례가 수백명에 달한다. ‘혼거’ 가 일반적인 전국 구치소 구조상 추가 확산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방역당국과 법무부에 따르면 동부구치소 수용자들은 확진자·비확진자를 구분해 다른 교정시설로 이송 중이다. 19일 비확진 수용자부터 이송을 시작했다. 서울남부교도소로 85명, 여주 교도소로 30명, 강원북부교도소로 60명이 이송됐고 30일 126명이 강원북부교도소로 추가 이송됐다.
확진 수용자 354명은 경북북부제2교도소로 옮겨졌다. 방역당국은 이곳을 아예 생활치료센터로 지정, 무증상·경증 수용자를 격리, 치료한다.
첫번째 확산 우려는 동부구치소 내 추가 감염이다. 법무부는 동부구치소 수용자와 직원 약 2200명에 대해 30일 4차 전수검사를 실시했고 결과는 31일 오후경 나올 예정이다. 역학조사 결과 구치소 내 감염이 상당 부분 확산된 것으로 판단되면서 추가 확진 규모가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더 큰 우려는 동부구치소발 집단감염의 전국 확산이다. 법무부가 비확진자 수용자를 분리·이송했지만 이들 중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 29일 동부구치소에서 추가 발생한 확진자 233명은 모두 기존 1, 2차 전수검사에서 음성을 받았던 사람들이다. 방역관계자들은 이들이 기존 검사 이후 감염됐을 확률보다 검사 당시 이미 감염된 상태였지만 감염 초기 검체량이 적어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법무부는 현재 비확진자 수용자들은 모두 독방에 이송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송 인원이 증가하고 교정시설 과밀 상황이 겹치면 이른바 병상 부족 같은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구치소나 교도소는 다인실, 즉 혼거가 기본이다. 한 방에서 식사하는 시설 특성상 감염자가 있을 경우 확산을 피할 방법이 없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당국에 따르면 31일 기존 전수검사에서 집계되지 않았던 37명이 추가로 확진됐는데 이중 8명은 타 교정시설로 이송된 후 확진됐다. 현재까지 비확진 상태지만 양성으로 바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셈이다. 비확진 상태에서 이송된 기존 수용자 중 이송 후 양성 판정을 받은 숫자는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19일 남부교도소로 이송된 85명 중 16명, 강원북부교도소로 옮겨진 30명 중 1명 등 이송 후 확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
김 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송 후 기존 현지 수용자와 차단 등 방역조치를 했겠지만 동부구치소서 옮긴 여러 수용자들이 같은 공간에 머물 경우 소수라도 전파될 가능성은 있다”며 “동부구치소에서 동행한 수용자들끼리 철저히 상호 차단해 감염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