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포커스 | 서울시장 선거 앞 부동산정책 경쟁
"공급확대" 한 목소리 … 재개발·재건축, 세금부담 완화 '쟁점'
철도·도로 덮고 차량기지 이전해 부지 확보 계획
도심 고밀·고층화 제시 … 우상호 "공공주택" 강조
야당, 과감한 규제 완화·문재인표 과세 대수술 선공
당정, 설 전에 대출규제 완화 포함 종합대책으로 반격
4.7 서울시장 보선의 정책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부동산'이다. 규제 완화와 주택공급 확대는 공통분모다. 차이점은 '세금'이다. 야당은 문재인정부가 가장 큰 실정인데다 민심 악화의 주요인으로 부동산을 꼽고 과감한 규제완화에 따른 공급 확대와 현 정부의 부동산과세를 약화시키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여당 역시 대규모 도심 공급확대방안과 함께 대출규제 완화 등 세금이 아닌 핀셋조정 방안으로 맞불작전에 들어갈 전망이다.
15일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서울시장 보선의 핵심쟁점은 역시 부동산 가격을 누가 잡을 수 있을 것이냐"라며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재보궐선거는 후보간 경쟁이 아니라 당 대 당 경쟁"이라고 말했다.
◆공급대책은 공통분모 = 후보들은 치솟는 부동산가격을 잡기 위해서는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다만 여당은 '공공주택'을 명시적으로 밝혔지만 야당은 구분없이 공급방식과 규모를 제안, 사실상 민간 개발에 중점을 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여당의 우상호 의원은 강변북로와 철도 부지 등에 '공공주택' 16만호를 만들겠다고 했다. 야당에서는 국민의당의 안철수 대표는 향후 5년간 74만 6000호를 지어 청년에 10만호, 30~60세에 40만호 등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후보들은 서울시내 철도구간 지하화와 차량기지 이전 등을 통한 신혼주택 5만호 공급(김선동 전 의원), 뉴타운 등 65만가구 공급(조은희 서초구청장), 신혼부부용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공급(이혜훈 전 의원) 등을 제시했다.
모두 재개발, 재건축 등 규제완화를 내놓고 있지만 이 또한 여야의 강도가 다르다.
여당의 우상호 의원은 35층 층고제한 완화, 낙후된 강북 재개발, 이익환수 등 조건부 재건축 등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반면 야당의 나경원 전 의원은 용적률, 층고제한 완화와 대대적인 재개발·재건축 정책을 내놓았다. 이혜훈 전 의원은 정비구역 지정 완화, 안철수 대표는 각종 유휴부지 활용,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제시했다.
야당 후보들은 세제 완화에도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 1주택자 취득·재산세 인하(안철수) 65세이상 1주택자 종부세 면제(김선동) 재산세 50% 한시 감면(조은희) 개별공시지가 상승 제한(이혜훈), 공시지가 폭등 원천 차단(나경원) 등이다.
◆정당 대 정당 정책경쟁 = 설 이후 대진표가 확정되면 정당간 정책 대결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먼저 지난 13일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단정하면서 과감한 규제완화와 개발지역 확보에 의한 공급 확대정책을 내놓으며 선제공격에 나섰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 따른 도심 고밀도·고층화, 대규모 도심 택지 확보 등 공급대책이 제시됐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확 풀고, 철도차량기지를 옮기거나 덮어(복개) 그 자리에 청년·신혼부부 주택을 짓겠다"는 구상이 들어가 있다. 양도세 중과 폐지, 공시가격 제도의 근본적인 손질 등 세제 완화 대책도 제시됐다.
여당과 정부는 설 전에 규제완화에 따른 공급대책 뿐만 아니라 무주택자 대출규제 완화 등을 담은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당정은 부동산 세제 강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이외의 규제에 손을 대는 방식을 선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13일 박병석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충분한 물량이 공급 가능하고, 매우 다양한 공급 정책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1인 가구 증가에 맞는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여당 정책위 의장이면서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의원은 지난 12일 라디오에 출연해 "고밀화나 또는 용도 변경을 통해서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에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대책을 준비 중"이라며 "설 전에 종합적인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장기임대주택을 포함한 공적인 공급 확대도 검토대상에 올라있다. 양도세 완화와 관련해서는 "이익을 보고 상당한 집값 차익을 실현한 사람들에게 또다시 그것을 보장해준다는 게 그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