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업고도화로 광물수급 불안

2021-04-06 12:05:37 게재

중국내 수요증가로 공급 부족 심화 … 한국, 희토류 중국의존도 92%

중국이 전기·수소자동차와 태양광·풍력발전 등 신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면서 우리나라의 4차산업혁명 추진에 위협이 되고 있다.

한중간 기술 격차 축소로, 글로벌 시장에서 양국간 경쟁구도가 심화될 뿐만 아니라 핵심광물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산업에는 △동(구리) △니켈 △리튬 △희토류 △실리콘 등 주요 광물이 핵심원료로 사용된다. 그런데 중국의 산업고도화 이후 핵심광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이는 공급불안과 가격상승 요인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국제 동 가격은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경기부양, 저금리 및 양적 완화가 지속되면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은 에너지 친환경화·전기화 핵심 원료로 꼽힌다.

월드 메탈 스타티스틱(World Metal Statistics)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 동 시장은 139만톤의 공급 부족 상태였으며, S&P글로벌은 2021년에도 약 18만톤의 공급 부족을 예상했다. 중국유색금속공업협회는 '탄소중립' 실현에 빈드시 필요한 재료로 동을 주시했으며, 매년 85만톤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차전지와 고기능 합금소재 핵심 원료인 니켈은 최대 수요처인 스테인리스의 수요 증가와 더불어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반영되면서, 최근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니켈 수요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로 향후 5년간 연평균 5.1%, 2040년까지는 2.3% 각각 증가가 예상된다.

리튬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모바일 IT기기, 전기차 산업 급성장으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리튬 소비량은 2010년 12만6000LCE톤에서 2019년 29만8000LCE톤으로 늘었다. 리튬소비량의 약 60%가 이차전지에 쓰이고, 국가별로는 중국 한국 일본이 86%를 소비한다.

광물공사는 "향후 리튬 수요는 전기차산업과 함께 급격히 증가해 2030년엔 현재 소비량보다 약 6배 증가할 전망"이라며 "수요량 대비 신규·확장 프로젝트 부족으로 2023년 이후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희토류는 미중 무역갈등 고조 속에 무기화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와 풍력발전 등 고성능 영구자석 소재의 핵심 원료로 쓰인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과의 연대를 강화해 중국의 희토류 장악을 축소시키고 있다. 실제로 미국 호주 미얀마 등에서 희토류 생산이 이루어지면서 중국의 글로벌 시장 생산 점유율은 2010년 97%에서 2019년 62%로 떨어졌다.

실리콘은 태양광과 반도체용 웨이퍼의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수년째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면서 최근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2012년 이후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OCI와 한화솔루션은 2020년 초 국내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을 가동 중단했다.

태양광·반도체용 웨이퍼는 원료 광물인 석영·규사(SiO₂)를 메탈실리콘 →폴리실리콘 형태로 가공해 생산한다. 메탈 실리콘은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64.3%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4차산업혁명을 차질없이 추진하려면 핵심광물 확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한국광물공사와 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동은 2019년 총공급물량 181만톤 중 173만톤을 수입했다. 나머지 8만톤은 전년에서 이월된 물량이다. 사실상 전량 수입한 셈이다. 칠레 74만, 페루 28만, 호주 12만톤 등 3개국으로부터의 수입물량이 전체의 63%에 달했다.

수입금액은 2019년 35억달러에서 2020년 42억달러로 급증했다.

니켈도 2019년 소비량 320만톤을 전량 수입했다. 니켈 수입량은 2014년 183만톤에서 급증했으며, 니켈광은 뉴칼레도니아에서 대부분 들여왔다. 2019년 수입액은 32억달러였다.

리튬 내수시장은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으로 구성되며, 전량 수입하고 있다. 2019년 탄산리튬 수입액은 4억8000만달러로 파악됐다. 리튬은 중국과 칠레산 의존도가 높다.

희토류 국내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으로 추정되며, 2019년 99억8000만달러를 전액 수입했다. 이중 중국산 비중이 92%에 이른다.

희토류 가운데 연마제, 촉매제, 형광체는 희토화합물이나 금속형태로 수입해 가공하고, 영구자석 충전지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반제품 또는 완제품으로 수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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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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