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코로나 경선' 딜레마 … "언제까지 미루나" 고민
국민정서 나쁘고 흥미유발 프로그램 어려워
"어차피 비대면인데" … 다음 주말 결정
여당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경선 연기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국민들은 꼼짝 못하게 하면서 여러 명이 모여 경선을 치르는 게 맞느냐는 '국민정서론'이 여당 내부에 적지 않다. 경선 흥행을 위한 '독한 면접'과 같은 톡톡 튀는 당내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도 코로나정국에선 제약이 많다. 하지만 언제 진정될지 알 수 없고 잠시 진정됐다가도 다시 늘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마냥 늦추기도 어렵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 아예 코로나 상황과 무관하게 경선을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16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선관위원장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오후 6시 이후에) 3명 이상 만나지 못하게 국민을 잡아놓은 상황에서 TV토론을 하면 국민들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견이 많아 다음 주에 실시하려고 했던 TV토론 2회를 취소했다"면서 "경선연기 여부는 지도부에서 결단을 내려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경선기획에 참여하는 여당 핵심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4단계에서 경선을 진행하게 되면 다양한 흥행 요소들을 포함한 프로그램은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흥행이 어려우면 연기하는 게 맞다"고 했다.
선관위에서 6명의 후보 캠프에 의견을 받아본 결과 '경선 연기'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다만 이재명 후보측에서는 "10월 4일 정도로 예상되는 국정감사 이전에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며 "야당의 경우 문재인정부 마지막 해 국정감사, 예산안, 입법에서 총공세에 나설 게 뻔하기 때문에 후보를 뽑아놓고 총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경선연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마냥 미룰 수도 없는 게 지도부의 고충이다.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로나19 확산이나 방역 전망과 상관없이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통제하기 어렵다면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정을 짜야 한다"면서 "76만명의 선거인단이 기존 경선일정에 따라 이미 등록했기 때문에 무한정 미루기도 어렵고 재연기는 더더욱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4단계의 심각한 수준이라 일단 TV토론을 취소해놨는데 다음주 후반 정부의 거리두기 결정이 나오면 이것에 따라 경선방법이 조율될 수는 있지만 경선일정을 더 미루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최고위원회의는 최근 당무위원회의 경선일정과 관련한 결정권을 위임받은 상태로 지도부가 결정하면 그대로 진행할 수 있다. 송영길 지도부는 다음 주말에 정부의 거리두기 발표를 근거로 경선 일정을 조정,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민주당은 다음달 7일부터 전국을 도는 지역 순회 경선을 한 뒤 9월5일(결선투표시 9월10일)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