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새해에도 못 뭉치면 '줄줄이 악재'

2021-12-31 14:30:52 게재

김종인-이준석 회동 … "윤, 참석 어려워"

선대위, 봉합 기대 … 이 대표 측 "그대로"

박근혜 사면, 안철수 상승세 '리스크' 부상

국민의힘이 올해를 하루 남기고 선대위 갈등 봉합을 시도한다. 조직 쇄신·개편을 요구하는 이준석 대표, 거부의사를 밝힌 윤석열 후보 및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사이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촉각이 모인다.

선대위는 이번 갈등이 새해 전에는 봉합이 돼야 내년부터 본격적인 정책행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새해도 '분열'로 시작할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및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급부상 등 여러 악재에 취약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오찬회동을 한다. 선대위 갈등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놓고 접점을 찾기 위해서다. 윤 후보는 동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오전 충북 단양 구인사 행사에 참석하고 오찬 시간까지 맞춰 서울로 돌아오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선대위 및 윤 후보 쪽은 원만한 갈등봉합을 기대하고 있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주말 사과 후 총괄상황본부를 중심으로 하는 의사결정체계 조정, 30~31일 간의 TK 방문을 통한 지지층 결집에 이어 이 대표 이탈 문제를 매듭지으면 내분 국면을 일단락 짓고 새해부터 정책선거를 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상식적인 방법으로 잘 봉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가 정권교체를 위해 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메시지를 내 주기만 해도 절반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측 중진의원은 "이 대표가 사과할 필요도, 선대위에 형식적으로 돌아올 필요도 없다"며 "정권교체의 대의에 자신도 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각오를 밝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표 쪽은 여전히 윤 후보의 태도 변화 및 조직 쇄신 요구를 거둘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대표가 김 위원장을 만나서 할 이야기가 지금까지와 다를 게 없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 대표 쪽 '비관'대로 새해에도 분열상태가 이어질 경우 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두고 다가올 악재에 한층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 선출로 국민의힘이 얻었던 변화의 이미지가 모두 '도루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 건넜다고 생각했던 '탄핵의 강' 논란이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복귀와 함께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당내에서도 다시 '탄핵부정' 기류가 고개를 들 경우 국민의힘은 다시 '촛불정국' 당시로 시계를 되돌리는 셈이 된다.

또 윤 후보 침체의 반사효과를 누리며 최근 10% 안팍까지 지지세를 끌어올리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서 윤 후보에게 보다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분열 상태로 새해를 맞게 되면 아무리 좋은 공약을 내놓고 메시지를 내놔도 효과가 반감된다"며 "이 대표의 입장을 거부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수영 디아이덴티티 소장은 "이미 봉합을 해도 예전 지지층 회복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권교체 여론이 식고 윤 후보 스스로의 반등 소재가 없기 때문에 불리한 상황 속에서 2월 하순 단일화 블랙홀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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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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