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습병행제 성과, 참여주체에 달렸다
학습근로자 관점의 '일학습병행'
통합형·편향형·표류형 등 세가지 유형
학습근로자는 일학습병행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어떤 인식유형이 일학습병행제의 성과에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까?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19 등 환경변화에 혁신적 대응방법을 찾는다.
최근 주관적 인식유형을 탐구하는 연구방법론(Q-방법론)을 사용해 대학연계형 학습근로자를 대상으로 일학습병행의 환경에서 형성되는 인식과 태도를 분석했다.
◆'통합형' 자기주도성·적응력 돋보여 = 분석 결과, 학습근로자들이 지닌 인식과 태도는 '통합형' '편향형' '표류형' 등 세가지로 나타났다. 제1유형인 통합형(61%)은 일학습병행의 학습원리인 기업 내 현장훈련(OJT)과 대학의 이론교육(Off-JT) 간의 연계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훈련 과정에서 높은 자기주도성과 적응력을 보였다.
제2유형인 편향형(21%)은 회사의 직무를 최우선으로 여긴다. 높은 수준의 직무만족과 조직몰입을 보여주는 반면, 대학의 이론교육에 대한 관심이나 기대는 상대적으로 낮다.
제3유형인 표류형(18%)은 직장이나 대학 어디에도 안정된 소속감을 갖지 못했다. 따라서 이직과 중도탈락의 위기에 노출돼 있다.
이 세유형의 학습근로자가 매주 기업의 현장훈련과 대학의 이론교육을 번갈아 수행하는 이원화교육(dual study)의 패턴을 살펴보면 각 세 유형의 특성이 일학습병행제에 성과에 미칠 영향을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편향형은 직장과 대학을 오고가며 단순히 교대한다. 이원화교육의 시너지 효과를 찾기 어렵다. 표류형은 현장훈련과 대학교육의 양립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반면 통합형은 양자가 유기적으로 연계돼 역동적인 일학습병행이 가능한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일학습병행 성과, 기업·대학·정부·학습근로자의 몫 = 이러한 인식과 태도가 형성되는 데 무엇이 영향을 미쳤을까? 이는 개인의 특성 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가정 기업 대학 그리고 우리 사회와 제도가 상호작용하며 빚어낸 복잡한 현상이다. 학습근로자의 인식에 대한 이해는 우리에게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어떻게 통합형 학습근로자를 확대할까?
학습기업의 경영자는 학습근로자의 직무만족을 촉진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직무만족은 일학습병행에 대한 확신과 열정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정책입안자는 정책을 설계하거나 개선할 때 학습근로자의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중도탈락률이나 고용유지율과 같은 성과지표들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도 있다. 일학습병행에 참여하는 대학은 학습근로자들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그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특히 제2유형(편향형)과 제3유형(표류형)의 학습근로자들이 이원화 체계에 조속히 적응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대학과 기업은 긴밀한 협업을 통해 현장훈련과 이론교육 간의 연계가 최대한 시너지효과를 구현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과 교육방법을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그러면 학습근로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강한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일학습병행을 통해 자신이 발전하는 모습을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직무현장의 문제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함으로써 스스로 기업의 경쟁력 원천이 돼야 한다.
안세화 한국기술교육대 강소기업경영학과 교수는
KAIST에서 MBA, 고려대에서 국제통상학박사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분야는 국제경영전략, 경영혁신, 중소기업의 국제화, 직업교육훈련 등이다.
최근에는 KDI와 ADB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