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 지방선거│① 수도권·강원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 '대선 2차전' 양상
경기·인천 '민주 앞섰던 곳' 관심 … 대선주자급 등판에 선거판 커져
6.1지방선거 여야의 성적표는 수도권 지방선거 결과가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고, 정치권에 대한 표심이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정권교체에 따른 후방효과가 커질지, 아니면 대선에서 패한 세력이 반전의 기회를 잡을지가 관건이다.
5일 여야에 따르면 20대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한 국민의힘은 지방권력 교체를 자신한다. 대선에서 나타난 '심판' 민심이 지방선거에서도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다. 서울은 물론 경기 인천 강원지역 모두 대선 훈풍의 영향권으로 보고 있다.
반면 4년 전 서울·수도권 선출직을 석권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최소한의 기반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다. 역대 최소 표차의 대선결과가 견제심리를 보여줬고,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상황에서 인물론이 작동하면 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후보는 서울과 경기를 각각 5%p씩 나눠서 이겼고, 인천에선 1.86%p 차의 접전을 펼쳤다. 여론에 심판론과 인물론이 혼재돼 있다는 뜻이다.
새정부 출범 3주 만에 열리는 전국단위 선거 특성상 선거결과, 특히 수도권 결과에 따라 국정운영의 동력이 되거나 혹은 여권에 대한 가장 강력한 견제수단이 될 수 있다. 수도권 지방선거를 사실상의 대선 2차전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여야가 차기 대선주자급으로 평가되는 인물을 전진배치하며 사활을 건 승부를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세훈 우세 속 대항마 누구? = 서울시장 선거는 여야 모두 '후보가 안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속사정은 정반대다. 국민의힘은 '오세훈 시장의 당내 경쟁자가 안 보인다'인 반면 민주당은 '오세훈과 싸워 이길 대항마가 안 보인다'는 점이 다르다.
여야 내부 사정이 말해주듯 현재까지 균형추는 야당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국민의힘은 1년 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20%p 가까운 압승을 거둔데 이어 한달 전 대통령 선거에서도 서울에서 전국 득표율 격차(0.73%p)보다 6.6배 많은 4.83%p 차로 이겼다. 오 시장이 현역 프리미엄에 대선 승리 후광까지 한 몸에 받으면서 당내 경쟁자들은 등판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오 시장 대항마 찾기에 고심 중이다. 송영길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했고 임종석 문재인정부 초대 비서실장 차출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 1년 전 오 시장에게 고배를 마셨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편 5일까지 선관위에 등록한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4명이다. 김송일 전 전라북도행정부지사(민주당),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무소속 김광종 후보 등이다.
◆최대 격전지 부상한 경기지사 선거 = 경기도지사 선거는 민주당과 합당을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 대구가 지역구였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요동치고 있다. '대선주자급'으로 판이 커지면서 수도권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김 대표와 유 전 의원의 대결이 성사되면 '경제 전문가' 대결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김동연 유승민 대결이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두 사람 모두 이미 출마를 선언한 당내 후보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특히 민주당에선 벌써부터 당내 경선룰을 놓고 신경전이 시작됐다. 김 대표측은 기존 '당원 50%, 국민여론 50%' 경선룰이 외부 인사에게 불공정하다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경쟁자인 안민석·조정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 모두 기존 경선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에서도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견제가 거세지고 있다. 심재철·함진규 전 의원은 유 의원을 겨냥해 '연고도 없이 권력을 쫓는 후보' '배신자이자 우파 분열자'라고 평가절하하는 등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출연진인 강용석 변호사가 4일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고 초선으로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은혜 의원 차출론도 나온다.
현재 국민의힘 예비후보로는 천강정 경기도당 의료정책위원장과 최세영 전 자유선진당 금정구 당협위원장이, 국민의당에선 정국진 공군 예비역 대위가 각각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진보당에선 송영주 전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이 경기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박남춘-유정복 재대결 여부 관심 = 인천시장 선거는 4년 전 맞붙었던 박남춘 현 시장과 유정복 전 시장의 재대결 성사 여부가 최대 관심이다. 이들 전·현직 시장이 맞붙을 경우 정당 대결은 물론 수도권매립지 문제 등 현안을 두고 날선 정책대결도 예상된다. 각각 4년씩 수행한 시장직에 대한 평가의 의미도 있다.
박 시장은 이변이 없으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되겠지만 유 전 시장의 경우 치열한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유 전 시장과 경쟁하고 있는 후보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이학재 전 의원, 그리고 심재돈 인천 동구미추홀구갑당협위원장이다. 이들은 모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전에 뛰어든 상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인천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곳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앞선 몇 안 되는 지역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당시 이 후보는 48.91%를, 윤 후보는 47.05%를 얻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대선에서 나타난 표심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지방선거까지 50여일이나 남아있고, 그 사이 새정부 출범 등 많은 정치적 이슈가 산적해 있는 만큼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정의당에서는 이정미 전 당대표와 문영미 시당위원장의 출마가 점쳐진다.
◆이광재 이철규 차출될까 = 강원도지사 선거의 최대 관심은 이광재 의원의 출마 여부다. 이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김진태 전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맞붙을 경우 박빙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G1(강원민방)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강원도지사 후보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광재 의원이 23.5%로 1위를, 김진태 전 의원이 19.6%로 2위를 차지했다.
가상대결에서도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이 맞붙었을 때 각각 39.2%와 37.8%로 오차범위 안이지만 이 의원이 우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이 의원 차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원창묵 전 원주시장이 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해 뛰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김 전 의원 외에 황상무 전 KBS 앵커가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과 정창수 전 국토교통부 차관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이광재 의원 출마가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에서도 차출론이 나올 수 있다. 본인들은 손사래를 치지만 여전히 현역인 권선동·이철규 의원의 차출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