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강원 여야 전략과 전망
승부처 경기·인천 … 접전 예상
민주 "대선 패배 반면교사"
국힘 "4년전 참패 설욕 기회"
6.1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수도권은 4년 전과 판이한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연장전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부동산 정책 실패, 2030 청년들의 반발 등을 해소할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4년 전의 참패를 설욕하며 수도권과 강원도 광역단체장을 모두 가져오는 '완승'을 노리고 있다.
◆민주당, 부동산정책 실패 영향 여전 = 민주당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강원도에서도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선에서 이겼던 경기도와 인천 역시 만만치 않은 구도다.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느껴진다.
기동민 서울시당 위원장은 4일 "부동산, 인사, 2030 청년에 대한 접근 등 대선에서 들어온 민심을 제대로 잘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선을 다하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등을 돌린 데다 2030세대 중 20대 남성들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의지다.
인천 역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정권심판론이 강해 이를 약화시키는 게 과제다. 유동수 인천시당 위원장은 "대선에서 4%p까지 벌리며 이길 줄 알았는데 겨우 1.86%p로 격차가 좁혀진 것은 부동산정책 실패가 인천에서도 작동한 탓이며 충남의 부정적 여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현재 광역단체장 후보는 현 박남춘 시장이 유일하다"며 "박 시장이 했던 쓰레기매립장 공론화 등 성과를 중심으로 알리고 부동산 보유세 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한도 유예 등의 부동산 정책에 더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최대 승부처가 될 경기도 역시 안심할 수 없다. 박 정 경기도당 위원장은 "팽팽하다. 긴장하고 있다"면서 "경기도가 이제는 경제력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경기도를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부분을 어필하려고 한다"고 했다. "후보가 결정되면 (이재명 상임고문도) 뛸 것"이라고도 했다.
강원도의 위기감은 더욱 컸다. 최문순 지사가 3연임으로 꽉 채워 물러나지만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설 인사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광재 의원이 결단하지 못하고 있다. 허 영 강원도당 위원장은 "어렵다"면서 "4년 전엔 완승했는데 이제는 50% 확보가 목표"라고 했다. 그는 이어 "(현실적으로) 1/3 정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들에 대한 선출직 평가를 통해 하위 20%에 대해서는 공천에서 배제할 것"이라고 했다. 인물 경쟁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훈풍 타고 싹쓸이" = 국민의힘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수도권과 강원에서 참패했다. 지난 대선에서 서울·강원은 이겼고 인천·경기는 근소하게 뒤졌지만 '대선 훈풍'을 타고 6.1지방선거에서는 싹쓸이를 기대하고 있다.
승부처로는 경기와 인천을 꼽는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경기는 5.32%p, 인천은 1.86%p 뒤졌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는 기대가 크다. 김성원 경기도당 위원장은 4일 "대선에서 뒤졌지만 2년 전 총선에 비하면 50여 만표를 더 획득하면서 상승추세인데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교통정책 실패에 대한 도민들의 평가가 (지방선거에)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준영 인천시당 위원장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10개 구·군 가운데 1군데만 이겼고, 2년 전 총선에서는 13개 지역구 가운데 1곳만 승리했을 정도로 국민의힘이 열세였다"며 "이번 대선에서 근소한 차로 지긴 했지만 총선에 비하면 득표율이 9%p 상승했고, 10개 구·군 가운데 5곳에서 우위였던 만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발판은 충분히 마련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서울은 낙관하는 분위기다. 불과 1년 전 재보선에서 오세훈 후보가 박영선 후보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낙승을 자신한다. 서울지역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역대 대선에서 가장 치열했던 서울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5%p 가까이 우위였던 것에 비춰볼 때 서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확실히 국민의힘 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원도 완승을 기대하지만 4년 전 지방선거 완패의 기억 때문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선에서 윤 당선인은 강원에서 12.45%p라는 큰 격차로 승리했다. 차순오 국민의힘 강원도당 사무처장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18개 시군 가운데 11곳을 민주당에 내줬기 때문에 조직력에서 불리하고 지방선거는 인물구도도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대선 결과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