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 지방선거│②충청권

민주당 12년 독주 … 이번엔 무너질까 '촉각'

2022-04-06 11:12:59 게재

후보 몰린 국민의힘 당내 경선 파열음

여·야 모두 인물변수, 소지역주의 관심

20대 대선에서 대전·충청권은 '정권심판론'에 손을 들어줬다. 대전 5개 자치구는 물론 충남 천안, 충북 청주 등 대도시권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보수정당 후보가 대전 5개 자치구를 싹쓸이한 경우는 2007년 이명박 후보 이후 처음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전국에서 24만7077표 차이로 정권교체에 성공한 배경에는 충청권의 14만7612표 승리가 한 축을 차지했다. 국회의원 71%, 단체장 66% 등 충청권 선출직을 독점해 온 민주당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감 등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건은 행정부 권력 교체를 선택한 대선 표심이 6월 지방선거로 이어지느냐다.

6일 국민의힘 충청지역 시·도지역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윤석열정부의 안정적 지지기반이 돼 달라고 호소할 계획이다. 윤 당선인의 충청 연고를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반면 민주당은 후보의 개인 경쟁력을 강조하는 인물론을 앞세우고 있다. 민주당 시·도위원회는 대전· 충남·세종의 현직 단체장의 성과를 평가 받으면 승산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여기에 충청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반복해 나타나는 소지역주의 영향도 이번엔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사다.


◆허태정 연임 도전, 박성효 탈락 = 대전은 홍선기 시장이 당선된 1·2기 이후 한 번도 연임 시장이 나오지 않았다. 3선 연임이 흔한 지자체 선거에서 보기 힘든 사례다. 이번에도 쉽지 않다. 2020년 총선 때만 해도 무난하게 보였던 허태정 시장의 연임은 대선 이후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민주당은 지난 3월 대선에서 패배했다. 2014년 이후 대전에서 치러진 전국선거에서 나온 첫 패배다. 격차는 3.11%p에 불과했지만 민주당이 받은 충격은 크다. 대선 당시 표심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또 다시 단임시장 징크스가 이어질 수 있다.

민주당에선 허태정 대전시장에 같은 당 장종태 서구청장이 도전장을 냈다. 정기현 대전시의원도 경선 참여를 선언한지 오래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승리를 동력으로 12년 만의 승리를 꿈꾸고 있다. 다만 기대와 달리 경선 초반은 혼돈이다. 유력주자였던 박성효 전 시장이 '같은 선거구 3번 낙선자 공천 배제' 원칙에 컷오프 당했다. 박 전 시장은 무소속 출마도 고심하고 있다.

유력 주자였던 박 전 시장이 탈락하면서 국민의힘 경선은 4명의 후보로 치러질 전망이다. 재선의 이장우·정용기 전 의원이 각각 동구와 대덕구를 기반으로 시장 도전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정치 신인에 속하는 장동혁 전 대전시당위원장,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밖에 박상래 국민의당 시당 부위원장이 예비후보에 등록했고, 정의당에서도 시장 후보를 낼 전망이다.

◆민주당 경선에 몰린 예비후보 = 세종시는 인구가 38만명에 불과하지만 행정수도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 아성임을 입증했다.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가 7.77%p 격차로 앞섰다. 예비후보가 타 지역과 달리 민주당에 몰리는 이유다.

이춘희 시장이 3선에 도전한다. 세종시를 행정수도 반열에 올려놓은 성과를 기반으로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당내에선 3명의 40∼50대 주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역에선 이 시장 밑에서 비서실장과 정무부시장을 거친 조상호 예비후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 몸으로 여겨지던 두 사람의 맞대결이라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아름다운 경쟁'으로 보아야 한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장천규 세종발전연구소장, 배선호 민주당 청년위원회 대변인도 시장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국민의힘은 성선제 전 한남대 교수와 최민호 전 행복도시건설청장이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이춘희 시장과 최민호 전 청장이 각각 후보로 결정될 경우 행복도시건설청장 출신 간의 세번째 맞대결이 성사된다.

◆국힘 내부 교통정리 필요 = 민주당은 2010년 이후 충남도지사를 12년간 장기집권했다. 대선과 총선에선 양당이 엎치락뒤치락했지만 도지사 선거만큼은 민주당 독주였다.

윤석열 당선인이 6.12%p 차로 승리했지만 박근혜 후보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13.87%p 차로 이긴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012년 대선 앞뒤로 열린 2010년과 2014년 도지사 선거에서 승리자는 민주당이었다.

민주당에서는 양승조 현 지사가 고향인 천안시를 기반으로 재선에 도전한다.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천안시에서 476표차로 신승했다. 당내에선 황명선 전 논산시장이 도지사 경선 경쟁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에서는 12년만에 탈환을 노리고 있다. 당초 현역 의원들의 무더기 도전이 예상됐지만 최근 당에서 교통정리에 나서 보령·서천이 지역구인 김태흠 의원이 유력한 상황이다. 추대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이미 김동완·박찬우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어 또 한 번의 당내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노영민 대항마 군웅할거 = 충북지사 선거의 1차 관심은 국민의힘 내부 경선이다. 유력 후보였던 정우택 전 도지사가 지난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진 청주상당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경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거물급 정치인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 일단 흥행에는 성공했다.

우선 4선의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경기지사 선거를 접고 4일 충북지사 도전을 선언했다. 3선의 이혜훈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청주서원구에서 4선을 지낸 오제세 전 의원도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 전 의원은 2년 전 총선 때 공천에서 배제된 후 탈당해 당적을 옮겼다.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도 4년 만에 재도전한다.

민주당 후보로는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유력하다. 청주흥덕에서 3선을 한 경력이 있는 노 전 실장은 지난달 28일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하고 텃밭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내부 경쟁 없이 후보로 낙점될 지는 알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도전자로 꼽힌다. 공식 출마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민주당에 예비후보자 검증을 신청하며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다. 곽 변호사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노 전 대통령 지지층과 이 후보의 정치적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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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운 이명환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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