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여야 전략과 전망

어게인 2018? 어게인 2022?

2022-04-06 11:12:59 게재

민주, '인물론'으로 승부

국힘, 대선 연장전 기대

충청권은 '어게인 2018'이 될 것인가, 아니면 '어게인 2022'가 될 것인가.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대전·세종·충남·충북에서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한 달 전 치러진 대선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세종을 뺀 충청권 세 곳에서 앞섰다. 국민의힘은 충청 표심이 한 번 더 윤 후보를 지원사격 해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민주당은 견제 심리가 작동할 것을 바라는 눈치다.

◆민주, 세종 외엔 모두 불안 = 4년 전에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을 석권한 민주당엔 불안감이 크게 감돌고 있다. 4년 전과 같은 싹쓸이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은 5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2018년 7회 선거 때와 같이 전체를 이기는 상황은 안 올 것"이라며 "시대정신, 혁신, 도덕성·역량을 갖춘 인물을 공천하겠다"고 했다. 이장섭 충북도당위원장은 최근 KBS1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지고 새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불과 20일 만에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저희 입장에서는 불리한 선거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능력있는 정당으로써 지역발전을 잘 이끌어갈 수 있다고 진심으로 호소하면 도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대전·충남도 다르지 않다. 강훈식 충남도당위원장과 박영순 대전시당위원장은 최근 충청뉴스와의 기획대담을 통해 "대선 결과가 지방선거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저희가 부족해 대선에서 패했다"며 "하지만 패배했다고 해서 좌절하진 않겠다. 통렬한 반성을 통해 혁신의 기회로 삼겠다. 다시 일어나 뛰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잡은 승기를 6.1 지방선거까지 이어가겠다는 기세다. 충청 출신인 윤 당선인이 앞세웠던 '충청대망론'이 일단 실현됐지만, 성공하는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한 번 더 힘을 실어달라는 호소가 충청표심에 통할 것으로 기대한다.

◆"충청대망론 불붙었다" = 대전은 4년 전에는 두 배 가까운 표차로 참패했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3.11%p 앞섰다. 양홍규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은 5일 "4년 전에는 (대전에서) 아무도 출마 안하려고 해서 사정사정해 출마시키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에는 우수한 분들이 많이 몰려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경선이 매끄럽게 잘 마무리돼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고, 윤석열정부에 대한 기대와 충청대망론이 합쳐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충북도 마찬가지다. 4년 전에는 두 배 넘게 뒤졌지만 대선에서는 윤 후보가 5.55%p 앞섰다. 정우택 충북도당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대선에서 24만7000여표 이겼는데, 충북에서 5만6000표 넘게 차이를 냈고 청주에서만 8400표를 이겼다"며 "청주지역 국회의원 지역구 4곳 가운데 3곳은 지난 20년간 저쪽(민주당)이 차지할 만큼 청주는 어려운 지역인데, 8400표를 이긴 건 (지방선거에) 정말 좋은 징조"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서는 '후보 변수'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4명이나 뛰고 있지만 민주당 후보를 압도할 만한 무게감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충남도 대선에 나타난 표심은 긍정적이지만, 후보 변수에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충남의 경우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완패했지만 대선에서는 6.12% 이겼다. 윤 당선인 고향이라는 점이 힘을 보탠 것으로 해석됐다. '충청대망론'이 작동하면 지방선거에서도 긍정적 결과가 기대되지만 후보 경쟁력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국민의힘 충남도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후보 변수가 크기 때문에 대선 표심이 100% 그대로 재연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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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박준규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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