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 옛 남친들 사고도 확인
경찰, 입건 전 조사 착수
검찰, 또 다른 공범 수사
경찰이 '계곡살인' 사건 용의자 이은해씨의 옛 남자친구들이 인천과 태국에서 각각 숨진 의혹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지명수배된 이씨를 둘러싼 의혹들에 관한 조사를 시작했다.
첫 번째 의혹은 이씨의 옛 남자친구가 2010년께 인천시 미추홀구 석바위사거리 일대에서 교통사고로 의문사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이씨도 차량에 함께 타고 있었지만 혼자 살아남아 보험금을 수령했고, 동승자인 남자친구만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경찰은 실제로 당시 유사한 사고가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한편 이씨가 교통사고로 보험금을 수령한 사실이 있는지도 보험사 등을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수사라고 보기에는 어렵고 입건 전 조사 단계"라고 말했다.
인천 교통사고 건과 별개로 경찰청은 2014년 7월 이씨의 또 다른 남자친구가 이씨와 태국 파타야 인근 산호섬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중 숨진 일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현지에서는 단순 사고사로 처리된 건이다.
경찰청은 태국 경찰의 협조를 얻어 숨진 남자친구의 부검 기록을 확보, 타살 가능성을 수사할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현수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남편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A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지만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다가 도주해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한편, 검찰은 이은해·조현수씨 외에 이들의 지인인 B씨도 살인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사건 당일 A씨와 함께 4m 높이의 폭포 옆 바위에서 물 속으로 다이빙을 한 인물이다. 당시 B씨와 조씨가 먼저 물 속으로 뛰어들었고, 수영을 잘 못하는 A씨가 뒤이어 다이빙했다가 숨졌다. B씨는 조씨와 친구 사이이며 이씨와도 평소 알고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2019년 11월 피해자 유족의 제보로 경기 일산서부경찰서가 재수사에 착수했을 당시 이씨 등과 함께 살인과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미수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이어 2020년 12월 경찰이 이씨와 조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할 때도 함께 기소 의견으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방검찰청은 지난달 30일 이씨와 조씨의 얼굴 사진을 언론에 제공하고 공개수배할 당시 B씨가 공범이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와 조씨의 피의 사실은 내부 규정에 따라 공개했다"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범이 더 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