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암호화폐 채굴기 투자 사기 의혹 '비트클럽네트워크(BCN) 사건' 고소가 한국에서도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내일신문 취재에 의하면 비트클럽 투자 사기를 당했다는 투자자들은 한국 상위사업자들을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투자자 3명은 고소를 통해 "비트클럽 상위사업자 5명이 '비트클럽에 500만원만 투자해도 월 50만원에서 최소 325만원까지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하고 '평생 채굴하면서 수익을 연금형식으로 받을 수 있고, 자식에게 증여도 가능하다'고 투자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상위사업자들이 자신은 수십억원을 벌었다며 투자를 부추겼다"고 밝혔다.

고소인들은 "2018년 5월부터 채굴 코인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고 계정도 잠겼다"며 "투자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시간만 끌고 투자금 2억800여만원을 편취당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앞서 또 다른 피해자 7명은 2020년 11월 비트클럽 상위사업자 4명을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사건은 강남경찰서로 이첩됐다. 피해자들은 2억3000여만원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비트클럽네트워크는 독일에 본사를 두고 주로 미국에서 사업을 해온 비트코인 채굴업체다. 2014년 9월 정식 오픈해 아이슬란드에 슈퍼컴퓨터 100만대를 설치하고 여기서 채굴된 코인을 수익으로 지급하고 그 일부를 투자자와 채굴업자가 나누는 방식이라고 홍보하며 전 세계에서 투자받았다. 하지만 채굴장은 수익성이 없었고 투자금을 돌려막기 방식으로 빼돌리다 지난 2018년 초 사이트가 닫혔다.

한 고소인은 "투자할 때 위험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이 안전을 외쳤기 때문에 믿고 억대 투자를 했다"고 호소했다. 고소인측 대리인 한상준 변호사는 "비트클럽 사건은 미국 피해금액만 8800억원에 달하지만 곧 출금될 수 있다는 말에 지금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전국 여러 곳에서 고소가 진행되고 있지만 드러난 피해는 아직 적어 경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상위사업자 1명은 지난해 4월 투자자 15명으로부터 2017년 6월부터 2019년 1월까지 5억5800만원을 편취한 사기 혐의가 인정돼 대전지방법원 2심 재판부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속여 죄질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피고인과 검찰은 상고하지 않아 형은 확정됐다.

고발된 상위사업자 한 명은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비트클럽은 본인이 채굴기를 사서 본인이 수익을 가져가는 시스템으로 연세 드신 분들의 경우 채굴기 구매와 등록을 도와드렸을 뿐"이라며 "한국에 사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도 똑같은 투자자로 본사 사이트가 막혀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또 "여러 건의 고소 중에서 2건의 고소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고소 접수된 건에 대해 관련자를 입건해 수사 중으로 조사를 마친 사람도 있고 못한 사람도 있다"며 "나머지 관련자도 수사해 최종적으로 혐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