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격전지 | 경기 수원시
'무주공산' 수원 … 특례시 이끌 적임자는?
민주당, 김준혁 이재준 결선 … 국힘, 김용남 전 의원 공천
수원은 '경기도 정치1번지'로 불린다. 도청 소재지이면서 인구도 118만5560명(3월 말 기준)으로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다. 특히 이번 선거는 '특례시' 승격 이후 치러지는 첫 선거다. 게다가 '3선'의 염태영 전 시장이 사직 후 경기지사에 도전해 '무주공산'인 상태다. 수원 군공항 이전, 영통소각장 연장사용에 따른 주민반발 등 현안도 많다. 따라서 '광역시급' 수원특례시의 초석을 다지고 미래를 설계할 능력을 갖춘 후보가 과연 누구인지가 선택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 '도시 전문가' vs '정조 전문가' =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번 수원시장 선거에 10명이 도전장을 냈지만 절반이 컷오프되고 5명이 1차 경선을 벌였다. 그 결과 이재준 전 수원시 제2부시장과 김준혁 전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이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 결선은 오는 7~10일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재준·김준혁 예비후보 모두 자신이 '특례시를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이재준 후보는 '도시 전문가'다. 도시계획 박사인 이 후보는 협성대 교수로 일하던 중 염태영 전 시장을 만나 지난 2011년부터 5년 간 수원시 제2부시장을 지냈다. 제2부시장 재임 시절 시민이 참여하는 '수원시도시정책시민계획단'을 전국 최초로 만들었다. 이 사례는 초등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정책위원장, 수원도시재단 이사장,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 등도 맡았다. 이재준 후보는 "도시계획 전문가이면서 수원시 행정과 시민운동 경험을 통해 실천력도 갖췄다"며 "수원의 새로운 100년을 책임질 성장판을 만들어 경제특례시이자 글로벌 대도시로 가는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를 위해 기존 군공항 부지에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조성하는 스마트폴리스를 비롯해 R&D사이언스파크, 북수원 테크노밸리, 서수원 그린스마트 첨단기업신도시 등 첨단과학연구도시 개발을 통해 대기업 등 30개 첨단기업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김준혁 후보는 '정조 전문가'다. 중앙대 대학원에서 사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김 후보는 한신대 교수로 활동하며 강연·출판·방송 활동을 통해 수원과 정조, 수원화성의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서왔다. 수원환경운동센터 공동대표,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 자문위원, 경기도당 대변인 등도 지냈다. 김 후보는 출마선언을 하면서 "수원시가 특례시를 넘어 오는 2030년까지 경기남부 통합광역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며 "더 큰 변화로 더 큰 수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더 큰 변화'를 슬로건을 내세운 김 후보는 '문화특별시 건설'과 '수원 신경제 체제' 구축,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고령화 가족 지원을 위한 '수원형 안심가족 돌봄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화·경제·복지 융복합 정책을 추진해 수원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수원 수성고를 나온 김준혁 후보는 고교동문 중심 지지기반과 정치신인 가산점(최대 20%)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힘 "수원에 필요한 예산 퍼붓겠다" =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김용남 전 국회의원을 수원특례시장 후보로 확정했다. 김 후보는 수원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졸업하고 수원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제19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상임공보특보를 맡았다.
김 후보는 지난달 23일 후보로 확정되자 "12년이라는 시간동안 수원의 경제는 성장을 멈췄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며 "결단력과 실천력을 바탕으로 수원에 필요한 예산을 퍼붓고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시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집권여당 시장임을 강조한 셈이다. 지난 2일 수원 군공항 소음피해 관련 주민간담회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등과 함께 참석해 여당 프리미엄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용남 후보는 △수원군공항 이전 6개월 내 이전 확정 △첫째 아이 출산지원금 1000만원 지급 △수원화성 일대 한옥 특급호텔 유치 등을 공약했다.
◆여야 후보 모두 '영통소각장 이전' = 여야 세 후보 모두 수원지역 최대 현안인 '군공항 이전'과 '영통소각장'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원시는 현재 영통소각장을 대수선해 사용기한을 연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세 후보 모두 소각장 이전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다만 이재준 후보는 기존 시설 부지의 공영개발을, 김준혁 후보는 기존 시설의 문화용도 활용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용남 후보는 "시장에 당선되면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인근 지역주민들과 협의체를 구성, 피해 보상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