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민주당, 어디로 가나
대행체제 불가피
계파대결 우려도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참패를 당하면서 지도부 총사퇴 등 내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대표 출마 여부 등 새 지도체제 구축 과정에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2일 오전 비공개 비대위 회의를 열고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SNS를 통해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며 "국민 여러분의 두 번째 심판,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더 젊은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조응천 민주당 비대위원도 2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국지방선거 대패 이후에 직후에 모이는 거니까 아무래도 책임론이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지도부) 총사퇴를 하게 되면 당 체제가 좀 많이 흔들리게 되고, 그러면 조기에 안정을 시켜야 되겠다 이런 역작용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지도부를 구성했던 비대위원들의 사퇴하고, 8월 정기 전당대회까지 박홍근 원내대표 체제를 대행체제로 임시 지도부를 구성해 전대를 준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대선과 지방선거의 잇단 패배에 대한 평가와 책임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제기했던 민주당 혁신과 86그룹 용퇴 등이 의제에 올라올 것인지도 관심사다. 여기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승리로 원내에 들어오는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전대 출마가 점쳐지는 가운데 기존 친문-친명 계파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적 친문인사인 신동근 의원은 2일 "대선·지선 패배에 책임 있는 지도부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혁신 비대위 구성을 위한 비상의총 소집을 요구했다.
신 의원은 특히 이 위원장과 송 전 대표의 보궐선거·지방선거 출마를 '품앗이 공천'으로 규정하고 '이재명 살리기' 프레임을 만들었다면서 "당을 사당화해 책임지지 않는 정당, 책임윤리도 없는 정당으로 만든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 "대선과 지선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전대 일정을 과감하게 늦출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패배의 고리를 끊어내고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총선에서 다시 한 번 심판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응천 비대위원은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위원장이) 재보궐에 나온 이유 중 하나가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대참패의 일원인이 됐다라고 생각한다"면서 "당초 출마의 명분이었던 전국적인 지원은 전혀 못했고 오히려 자기가 발목이 잡혔다. 전당대회에 출마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참모 출신 의원들이 가세한 친문계 의원들과 친이재명계 간의 대립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일 SNS에 올린 글에서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며 "책임지지 않고 남탓으로 돌리며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고 했다. 이어 "또다른 임시 지도부를 꾸려 대선과 지선을 평가하고 반성하고 쇄신에 나설 것 같다"면서도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잇단 패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내부가 적잖은 소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