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대선주자들 … 뜨기 시작한 잠룡들
4선 서울시장 오세훈 부상
'막판 역전극' 김동연 주목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했던 대선주자급 정치인과 차기를 꿈꾸는 잠룡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유력 대선주자였다가 이번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안철수 김동연 홍준표 등 대선주자들은 모두 당선증을 챙겼지만 선거 내용에 따라 평가는 엇갈렸다. 4선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은 집권당의 강력한 차기 주자로 탄탄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
광역단체장 당선자 중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다. 민주당 대표 출신인 송영길 후보와 대결한 오 시장은 압도적인 표차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2011년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 강행 후 사퇴했다가 이후 출마한 두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잇따라 낙선하며 추락하는 듯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명예회복에 성공했고 이번엔 사상 최초 4선 서울시장이라는 고지를 점했다. 오 시장은 당선 확정 후 언론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 관련 질문에 "기회가 닿으면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였던 경기도에서 대역전극을 벌인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신인 정치인에서 단숨에 차기 대선주자로 체급을 올리게 됐다. 김 당선자는 개표 초반에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에게 근소하게 뒤지다가 2일 오전 5시 30분쯤부터 앞지르기 시작하더니 끝내 9000표 차이로 당선에 성공했다. 흙수저 출신 경제관료로 알려진 김 당선자는 불리한 선거 구도 하에서 "마지막 불꽃을 살려달라"고 읍소하며 경기도민들에게 다가갔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선인 중에선 경기 분당갑 안철수 당선인, 인천 계양을 이재명 당선인의 이후 행보가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20대 대선에 출마했던 안 당선인은 막판에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바 있다.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았지만 공동정부 구상이 틀어지면서 다시 위기를 맞는 듯했다. 그러나 경기 분당갑에 출마하는 승부수를 던져 3선 중진 의원으로 국회에 재입성하면서 당권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인천 계양을의 이재명 당선인은 원내 진입에 성공했지만 민주당이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자기 혼자 살아남았다'는 비판에 발목이 묶이게 됐다. 이 당선인은 20대 대선 패배 이후 2개월 만에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당 총괄선대위원장까지 맡았지만 선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제약이 있으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 외에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도 여전히 차기 대권주자군에 들어간다. 홍 당선인은 2017년 19대 대선에서 패배한 뒤 같은 해 7월 당 대표로 당선됐다.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당이 참패하자 곧장 물러나는 등 부침이 있었지만 당내 여러 역할을 맡아온 만큼 차기 대선 레이스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