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으로 쌓아올린 투표율 계속된 '비호감 선거'로 급락

2022-06-02 12:30:47 게재

50.9%, 20년 만에 최저

"진보 진영, 투표 포기"

6.1 지방선거 투표율이 지방선거 역대 2번째로 낮게 나왔다. 20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적 효능감이 높아진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이후 대표적인 비호감 선거로 기록될 지난 3.9 대통령선거와 6.1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를 진행한 결과, 최종 투표율이 50.9%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방선거의 사전투표율은 20.62%로, 전국 단위 선거로는 네 번째,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지만 총 투표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사전투표가 '투표율 상승효과'보다는 '투표 분산효과'가 더 크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4년전인 7회 지방선거(60.2%)보다는 9.3%p 떨어졌다. 6회(56.8%), 5회(54.5%), 4회(51.6%), 2회(52.7%), 1회(68.4%)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적게는 0.7%p에서 최대 17.5%p까지 차이가 났다.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2002년 치러진 3회(48.9%)보다는 2%p 높았다. 선관위는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후 3개월 만에 실시돼 상대적으로 유권자의 관심도가 높지 않고, 사전투표가 분산 효과로 이어지면서 사전투표율이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높았음에도 전체 투표율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4년 전에 비해 투표율이 낮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하락폭이 예상외로 컸다는 평가다. 투표율 하락은 고령층 지지를 많이 받는 보수진영, 국민의힘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고 이는 투표결과에서 확인됐다. 연령대별 투표율에서 50세 이상의 투표율이 4년 전에 비해 높아지거나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40세 이하에서는 투표율의 큰 폭 하락이 전망됐다. 중앙선관위에서 조사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의 비율이 18~59세까지는 4년전에 비해 떨어진 반면 60대는 83.1%에서 85.3%로 뛰었고 70세 이상에서는 85.3%에서 88.7%로 올랐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투표율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해 보수진영에 더 유리한 국면이었다"면서 "50대 미만의 젊은층 중심으로 투표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는 진보진영 지지층 결집력 저하로 해석된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민주당은 40대 연령대의 지지층에 갇히는 모습"이라며 "투표율 하락은 고령층, 특히 60세이상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진보진영에 불리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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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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