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현직 구청장 생환 7명에 그쳐 … 정원오 유일한 3선

2022-06-02 11:02:59 게재

18개 자치구에 새 얼굴 … 국민의힘 17곳

여·야 강세 성동·도봉·구로 반대결과 눈길

시장·구청장 '줄 투표' 대신 '일꾼'에 한표

6.1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서울 자치구청장 15명 가운데 절반인 7명만 생환에 성공했다. 18개 자치구는 새 수장을 맞게 됐다. 국민의힘이 15곳을 차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8곳 수성에 그쳤다. 여당 초강세지역인 성동구와 반대로 전통적인 야당 강세지역으로 꼽히는 도봉·구로에서 반대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일부이긴 하나 서울시장과 구청장 선거에서 주민들이'줄 투표'를 탈피, '지방자치의 힘'이 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직 국회의원 3명 중 1명만 당선 =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구청장에 출마한 현직은 모두 15명이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정훈 강동구청장을 제외한 14명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재선과 3선에 성공한 구청장은 7명뿐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3선 구청장이 됐고 류경기 중랑구청장과 이승로 성북구청장, 오승록 노원구청장, 김미경 은평구청장, 유성훈 금천구청장,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재선을 확정지었다. 이들 지역에서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모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이겼다.

7개 지역 가운데 성동이 특히 눈길을 끈다. 강남 3구와 용산에 이은 여당 강세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치러진 대통령선거는 물론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윤석열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52.7%와 59.8%를 득표해 42.8%와 37.2%를 얻은 이재명·박영선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오세훈 시장이 60.90%를 얻어 송영길(37.55%) 민주당 후보에 20%p 이상 차이로 이겼다. 하지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정원오 구청장이 57.6%를 얻어 42.4% 득표한 강맹훈 국민의힘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시장 선거=구청장 선거'라는 통념을 깬 셈이다.

선거 직전까지 여러 여론조사에서 현직이 열세로 꼽혔던 성북에서도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투표 직전까지만 해도 18대 국회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정태근 국민의힘 후보가 현직인 이승로 구청장에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주민들 선택의 결과 50.26%를 얻은 이 구청장이 49.73%를 득표한 정 후보를 0.53% 차이로 따돌렸다.

성북과 함께 전직 국회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종로와 서대문 선거에서는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이겼다. 정문헌·이성헌 후보는 각각 51.49%와 53.31%를 얻었다. 전직 서울시의원 명함을 들고 싸웠던 유찬종·박운기 후보는 각각 47.09%와 46.68% 득표했다.

◆강남·송파 '인물'에서 '정당'으로 = 4년 전 보수 텃밭인데도 민주당이 앞세운 '인물'을 택했던 강남과 송파는 다시 정당 투표로 돌아섰다. 재선에 도전한 정순균·박성수 구청장은 각각 29.60%와 41.71% 득표에 그쳤다.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얻은 24.45%와 34.04%보다는 많지만 조성명·서강석 국민의힘 후보가 70.39%와 58.28%를 얻어 압승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 24곳 구청장 선거를 휩쓸 때 유일하게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를 선택했던 서초는 이번에도 변함없는 보수 텃밭임을 입증했다. 주민들은 전성수 국민의힘 후보에 70.87%에 달하는 표를 몰아주었다. 김기영 민주당 후보는 29.12% 득표에 그쳤다.

강남과 송파 서초를 포함해 민선 8기를 이끌어갈 새 얼굴 18명 가운데 강북을 제외한 17곳은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는 서울시 고위 공무원 출신이 그 중 2명이다. 광진과 송파에서 현직 민주당 구청장에 도전장을 낸 김경호·서강석 후보다. 김 후보는 51.20%를 얻어 48.79%를 득표한 김선갑 현 구청장을 이겼다.

강북과 강동에서는 첫 여성 구청장이 탄생했다. 강북에서는 이순희 민주당 후보가 49.74%를 얻어 49.41% 득표한 이성희 국민의힘 후보를 따돌렸다. 강동에서는 이수희 국민의힘 후보가 54.19%로 39.91% 득표한 양준욱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민주당에서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정훈 구청장은 5.89% 득표에 그쳤다.

두명의 차기 구청장과 함께 민주당 소속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두 번째로 재선에 성공한 여성 구청장이다. 김 구청장은 51.76%를, 남기정 국민의힘 후보는 48.23%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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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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