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주변지역 오존농도가 제일 높다

2022-06-20 11:03:49 게재

자외선 강하고 숲 많기 때문

오존(ozone, O3)은 상온에서 약간의 청색을 띠며 특이한 냄새를 낸다. 식당에 흔히 있는 자외선 살균기를 열 때 맡을 수 있는 금속성의 비릿한 냄새가 바로 오존 냄새다. 오존이라는 이름은 '냄새가 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ozein'에서 온 것이다. 오존은 3개의 산소원자로 이루어져 강한 산화력을 갖는다. 그래서 살균 소독 표백 악취제거 등에 유용하게 쓰인다.

지구에 있는 오존의 약 90%는 대기 성층권 약 20~30㎞ 부근에 있는 오존층을 구성한다. 오존층은 생물에 해로운 280㎚ 이하의 강력한 자외선을 막아준다. 그러나 낮은 고도에서 인위적으로 배출된 오존은 광화학스모그를 유발하고 호흡기나 눈을 자극하는 유해한 기체가 된다.
17일 오후 4시 수도권 오존 농도 그래프. 이처럼 서울 도심지보다 수도권 동북지역의 오존 농도가 더 높은 현상이 자주 관찰된다. 도심지보다 자외선이 강하고 숲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물질 때문이다.


오존은 자동차 사업장 가정 등에서 직접 배출되는 1차오염물질이 아니다. 오존은 질소산화물이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햇빛을 만나 광화학반응으로 생성되는 2차오염물질이다. 오존 생성의 4대 요소는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자외선, 높은 온도이다.

생성 과정을 보면, 일산화질소(NO)가 산화돼 이산화질소(NO2)가 된다. 이산화질소는 햇빛에 의해 산소원자(O)와 일산화질소로 광분해된다. 산소원자는 다시 산소분자(O2)와 반응해 오존이 만들어진다. 오존은 다시 일산화질소를 이산화질소로 산화시키는 데 소비된다. 이런 반응으로 오존 농도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휘발성유기화합물이 함께 존재하는 경우에는 산소원자와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반응으로 일산화질소는 이산화질소로 매우 빠르게 산화된다. 그만큼 일산화질소를 이산화질소로 산화시키는 데 소비되는 오존의 양이 줄어드니 대기 중 오존 농도가 증가하게 된다. 여름에 도시 낮 시간대에 오존주의보가 자주 발령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존은 강력한 산화력으로 폐포의 세포들을 죽이기 때문에 폐에 해롭다. 후두 기관지 등 호흡기 전반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비록 미량이라도 오랜 시간 흡입하면 사망률이 높아진다.

오존은 사람들의 활동으로 만들어진 물질들이 2차적으로 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지는 물질이므로 다른 대기오염물질처럼 직접 배출을 규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오존생성 물질은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므로 관리를 통해 오존 생성을 억제시킬 수 있다. 특히 오존경보가 내려진 지역에는 자동차 출입을 통제시킬필요가 있다.

오존은 대기오염물질이라 바람을 타고 이동한다. 우리나라 지역별 오존 농도를 보면 연평균 농도는 제주도와 백령도가 높고 120ppb 이상 고농도 발생은 수도권에서 높다. 제주나 백령도 등이 높은 것은 중국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수도권에서 고농도로 발생한 오존이 이동하면서 양평이나 포천 등 경기도 동북지역의 오존 농도가 더 높아지는 현상도 종종 관찰된다. 영남지역도 대구보다 대구 동쪽지역의 오존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자주 관측된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학부 교수는 19일 "질소산화물은 전국적으로 이미 농도가 높고 대도시를 벗어나면 공기가 맑은만큼 자외선이 강해지기 때문에 오존 농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산과 농지 등에서 배출되는 휘발성 물질이 오존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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