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대한민국 미래를 디자인하는 시간

2022-10-27 11:41:19 게재

기후위기 시대 농업의 길

농업과 스마트기술 결합

미래농업 모든 것 집결

2월 26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래갈 것이라며 농축산분야의 지원책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 말을 한 곳은 프랑스 파리의 국제농업박람회에서였다. 프랑스는 18세기부터 이어온 농축산물 품평회를 1964년 농업박람회로 전환해 농민과 국민이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왔다.

반세기를 이어 온 프랑스 농업박람회와 비교해 역사는 짧지만, 국내에서 의미있는 농업박람회가 2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2019년에 시작해 4회째를 맞지만 그동안 코로나19로 두해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올해 박람회가 사실상 두번째인 셈이다.

국민들이 농업을 쉽게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농업의 발전된 기술력과 다원적 가치, 농업 관련 일자리 정보 등을 전시·시연·시식·체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30일까지 열리는 박람회는 농업생산, 혁신 기술, 최신식품·유통 트렌드, 귀농귀촌, 농촌생활, 농산업 일자리 등 핵심 콘텐츠를 집약해 체험하도록 구성됐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농업이 가진 잠재적 가치와 새로운 기회를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견인하는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개막한 '2022년 대한민국 농업박람회'는 기후위기 시대 더욱 중요해진 농업을 다양한 관점과 방법으로 보여준다. 박람회 주요 구성이 농업문화관 기후환경관 식량작물관 종자관 농업농촌트랜드관 애그테크관 푸드테크관 등으로 이루어진 것을 보면 미래 농업이 친환경과 스마트기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콘텐츠를 알차게 구성해 청년농의 중요성까지 부각시켰다.

2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대한민국 농업박람회장 식량작물관에 전시돼 있는 토종쌀 볏짚과 감자. 사진 브랜드쿡 제공


과거와 현재, 미래와 다양하게 연결된 농업, 농촌의 가능성을 박람회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농업문화관 키워드 농업에서 인류문명과 인류사의 큰 사건들이 농업에 의해 시작되었고 주식과 투자, 패션과 우주산업 등의 세간의 이슈도 농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각종 센서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스마트팜과 정밀하게 동작하는 팜봇, 어려운 농작업을 대체하고 있는 드론,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기능성 식품과 관련된 기업과 연구기관 부스에서 농업의 혁신적 미래를 확신할 수 있다.

애그테크관의 텔로컴 토마토 스마트팜. 사진 브랜드쿡 제공


특히 애그테크관에는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스마트팜의 토마토 200주를 옮겨왔는데 LED 인공광과 반도체 센서와 연결된 식물 생리조절 장치를 통해 토마토가 빛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고 성장하는지를 볼 수 있다. 이 농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특히 청소년들도 관심을 보였다.

◆청소년 위한 콘텐츠 빼곡 = 전시관 입구에서 QR코드를 통해 앱을 설치하면 위기에 처한 꿀벌을 살리기 위한 구조대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박람회장 곳곳에 있는 꿀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후위기와 꿀벌의 중요성, 농업에 관심을 가제게 하는 게임이다.

농축산물관의 어린 병아리 인규베이터. 사진 브랜드쿡 제공


농촌풍경과 농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배경화면에 농업과 연관된 소품을 직접 그리면 패널로 들어가 움직인다. 로봇에 관심이 있으면 아그리코딩 체험장을 방문하면 된다. 로봇이 해충방제 임무를 수행하게 하거나 모내기 로봇을 조정할 수 있다. 이밖에도 도슨트 방식 아그리스쿨과 여러 부스에서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청년들에게 미래 농업 일자리 = 청년들은 농업농촌 트렌드관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소비 우리술 러스틱라이프 등 최근 이슈를 탐색할 수 있다. 농업과 농촌에 다가가고자 하는 청년들은 다양한 지역살이를 경험할 수 있는 러스틱라이프 부스에서 이미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들과 교류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농업과 농촌 분야에 취업이나 창업을 원한다면 농식품일자관과 청년창업관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상담도 할 수 있다. 농업과 농촌의 미래 비전을 보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싶다면 애그테크, 푸드테크, 사회적농업, 농촌재생관 등을 찾아가면 된다.

강연회도 열린다. '세상을 바꾸는 농업, 세바농'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강연회는 농업 투자전망, 로컬의 가능성, 농촌과 교육을 주제로 3일간 연속 운영된다. 첫날 농업 투자전망에는 임팩트투자 전문가 소풍벤처스 이학종 본부장이 주식분야 유투버 슈카, 정밀농업연구소 남재작 박사와 강연·대담을 진행한다.

수원컨벤션센터 외부공간에는 리버마켓 로컬푸드마켓이, 로비에는 지역 감성을 느끼게 하는 책·빵 등 소품을 파는 로컬마켓이 마련돼 있다. 농부와 농촌마을이 참여한 부스에서는 다양한 농산가공품 시식과 시음을 할 수 있다. 전시관 입구에는 관심 분야와 계층에 따라 전시관을 쉽고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4개 코스를 안내하고 있다.

◆국민 신뢰를 얻는 프랑스 농업 = 프랑스 대통령은 매년 농업박람회에 꼭 참석할 정도로 정책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프랑스 농업은 국내 총생산의 약 6.7%, 약 6000만명 인구 중에 농민은 7%정도 밖에 안되지만 프랑스인 89%가 이윤을 실현하지 못하는 농민을 위해 보상하는 것에 찬성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들은 매년 70만명 이상이 농업박람회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농업에 대한 국민 신뢰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물론 국민적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기후위기와 전염병, 전쟁 등으로 인한 식량안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프랑스는 자국 농업에 대한 보호와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반세기를 이어온 프랑스 농업박람회에 비해 우리 농업박람회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귀농귀촌이 늘어나고, 농산업이 확대되는 등 농업 지표가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27일 개막한 농업박람회가 주목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농업이 가진 잠재적 가치와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한국사회를 견인하는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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