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골프' 악몽에 '근신' 주문한 여야
"음주·골프 전면 중단"
여야가 소속 의원과 단체장, 당원 등에게 내달 5일까지인 이태원 참사 국가 애도기간 동안 근신을 당부하고 나섰다. 국가적 재난 앞에서 설익은 언행을 하거나 무분별한 행태를 보였다가 당의 위기로 돌아오는 사례가 잦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30일 '국가 애도기간 긴급 행동수칙'을 통해 전 당원에게 근신을 당부했다. 행동수칙으로는 △불필요한 공개 활동·사적 모임·음주·SNS 글 게시 등 자제 △공식 행사에서 검은 리본 패용 △정치 구호성 현수막 즉시 철거 등을 제시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전국 당협지구당에 불요불급한 행사와 축제 자제를 지시했다"며 "희생자에게 위로와 애도를 전하는 마음가짐으로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민주당도 '근신령'은 마찬가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30일 "당분간 불필요한 공개활동이나 사적모임은 자제하고 특히 음주나 취미활동 등은 중단해달라"고 당부했다. 애도 기간이 끝날 때까지 음주와 골프를 전면 금지했다.
여야의 '근신령'은 과거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행동에서 얻은 교훈이다. 2006년 7월 당시 한나라당 경기도당 간부들은 수해 피해를 입은 강원도에서 골프를 쳤다가 물의를 일으켰다.
자유한국당 인사들은 세월호 참사를 겨냥한 '막말 릴레이'를 펼쳤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여야의 근신 주문에도 불구하고 벌써 구설에 오르는 인사가 나오고 있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청와대 이전'으로 돌리는 주장을 내놨다가 논란을 빚었다. 남 부원장은 곧바로 글을 내렸고, 민주당 지도부도 "적절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31일 "사회적 참사를 정치화해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태도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