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산업단지에 ESG경영 개선 바람

2022-11-25 11:23:48 게재

산단공, 수준진단 지원

1차 38개 기업 참여

국가경제의 중추역할을 담당해왔지만 노쇠화되고 있는 산업단지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개선바람이 일고 있다.
산업단지공단 직원 등 관계자들이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A사를 방문해 ESG평가지표 진단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산업단지공단 제공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김정환)이 주관하는 '산업단지 입주기업 ESG 수준진단 컨설팅 지원사업'을 통해서다. 산업단지공단은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은 ESG경영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준비수준이 미흡하다"며 "자가·현장 진단과 컨설팅 등 다각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25일 밝혔다.

이 사업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사업공고·선정·평가(우수기업 인증)를, 산업단지공단이 사업비 출연과 지원사업 홍보·기업모집을 담당한다. 한국표준협회는 맞춤형 지표를 적용하고, 현장진단 컨설팅 성과분석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6월까지 실시한 1차 사업에는 전국 산업단지에 입주해있는 38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들은 △맞춤형 지표개발 △ESG 교육 △자가진단 △현장진단 △확인서 발급 등을 지원받았다.

지표개발은 환경 12개, 사회 43개, 지배구조 9개 등 64개 표준지표를 토대로, 기업별 맞춤형 진단지표를 마련했다. 교육과 진단, 컨설팅 등을 통해 참여기업들은 ESG준수율(이행지표 수·적용지표 수)이 16.9%p 상승하는 효과를 낳았다.

인천시 주안국가산업단지에 소재한 서울엔지니어링은 철강업체에 고로, 냉각반을 제조·납품하는 기업이다. 진동석 이사는 "원청기업은 협력기업들도 ESG 경영을 실현해 완제품 생산까지 ESG 밸류체인 구축을 원했다"며 도입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ESG컨설팅을 받고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종차별이 알게 모르게 진행돼 왔음을 파악했다"며 "차별금지를 위한 사내규정을 신설하고, 일·가정 양립을 위해 주 1회 가정의 날을 신설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컨설팅을 받은 이후 이산화탄소 저감목표를 세우고, 배출량을 관리하기 시작했다"며 "P사와 공동으로 수소환원제철 연구개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미주산업은 선박용 부품, 철의장품 등을 생산한다.

박성옥 대표는 "기존에는 회사 주요결정을 혼자 했지만 이제는 이사회와 주주 의견을 청취한다"며 "이해관계자 의견을 듣고, 이해를 조정하는 회의체도 신설하는 등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단지공단은 1차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8월부터 12월말까지 2차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23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김정환 이사장은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산업단지 입주기업 ESG 경영 도입이 시급하지만 중소기업 자체 역량으론 한계가 있다"며 "산업단지공단이 산업단지 ESG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원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산업단지는 2021년말 기준 전국 1257개 단지에 11만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63%(1104조원), 수출의 66%(4024억달러), 고용의 47%(227만명)을 차지하는 등 국가경제에 혁혁한 기여를 해왔다.

하지만 최근 산업시설·기반시설·근로인력의 삼로(三老) 현상으로 생산과 고용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특히 ESG 경영 환경과 디지털 인프라가 부족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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