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본선 개막

김기현·안철수 양강구도 속, 비주류 '판 흔들기' 관심

2023-02-13 12:07:57 게재

13일(오늘) 제주부터 7차례 전국 합동연설회

양강 신경전 갈수록 치열 … '탄핵' 언급까지

비주류 후보들, 개혁보수 기치 들고 약진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뽑는 3.8전당대회 본선의 막이 올랐다. 당 대표 판세 면에서는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양강으로 꼽히는 가운데 출마 후보 전원이 예비경선을 통과해 관심을 모았던 비주류 후보들의 약진이 어느 정도 위력을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국회 복도에 붙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자 홍보물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 홍보물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복도에 붙어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1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리는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7차례 연설회를 권역별로 개최하며 전당대회 본선이 진행된다. 합동연설회에선 청년최고위원 후보자과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차례대로 5분간 연설을 한 후, 당대표 후보자들이 나서서 7분간 정견을 발표한다. 발표 순서는 추첨으로 선정했다.

전국 권역별로 이뤄지는 연설회 중간중간에는 방송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오는 15일 TV조선 토론회를 시작으로, MBN(20일) KBS(22일) 채널A(3월3일) 순으로 진행된다.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의 공개 토론회는 27일 국민의힘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에서 생중계된다.

3월4일부터 7일까지 나흘 간 모바일 및 ARS(자동응답) 투표로 진행된 투표결과는 3월8일 서울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만약 최다득표자 득표율이 과반을 못 넘으면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이 결과는 12일쯤 발표될 예정이다.

아직 한달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양강 후보들의 신경전은 날이 갈수록 격해지는 중이다. 양강이라는 고지를 점한 만큼 그 다음 고지인 대세론을 차지하기 위한 숨막히는 공세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주말에 탄핵론까지 언급되며 양 후보가 설전을 벌였지만 이 정도는 아직 '순한 맛'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김 후보는 예비경선 결과 발표 바로 다음 날인 11일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이 부딪히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며 안 후보를 겨냥했다. 대선주자이기도 한 안 후보가 대표가 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이다.

김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일종의 금기어였던 탄핵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내며 공세를 펴자 안 후보는 기존의 화법보다 훨씬 격하게 반박에 나섰다. 12일 안 후보는 "어떤 정신상태길래 저런 망상을 하느냐"면서 "아무리 패배가 겁난다고 여당 당대표 하겠다는 분이 대통령 탄핵 운운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다만 양강 후보들의 경쟁이 점점 진흙탕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안 의원은 투명한 공천시스템, 공천 비관여, 반부패 정치혁신특별위원회 신설 등 당대표로서 정책비전을 발표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비주류 후보들은 양강 후보들이 벌이는 신경전에 점차 피곤함을 느껴가던 당심에 신선함으로 호소하며 지지를 얻어가고 있다. 천하람 당대표 후보는 가장 늦게 출마선언을 했지만 여론조사에서 가파르세 상승세를 보이더니 예비경선도 통과했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김용태 허은아 후보와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이기인 후보 등 이른바 이준석계로 불리는 비주류 후보들 모두 예비경선을 통과했다.

이들은 윤심·윤핵관 논란 때문에 집권여당으로서 처음 하는 전당대회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개혁의 바람을 불러일으켜 당원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12일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천 후보는 "개혁의 바람이 '윤심'이나 '윤핵관'에 가로막힌다고 한다면 국민의힘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절망적일 것"이라며 "개혁을 바라는 당원들의 바람이 결과로 이어져서 불가역적인 결과가 국민의힘에 불어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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