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까지 1년 | ① 심판대에 누가 오르나

정권이냐 야당이냐, '심판론'에 국정동력·야당 명운 걸려

2023-04-10 11:16:07 게재

윤석열 대통령 3년차 중간평가 전국선거

최근 여론조사 '정부 견제론' 여권에 타깃

거야 견제론·야당대표 재판·무당층 등 변수

내년 4월 10일 제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된다. 출범 3년 차로 접어드는 윤석열정부의 '중간 평가'와 동시에 169석 거대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놓고 큰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여권엔 임기 후반기 국정동력이 걸려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권견제를 넘어 정권교체의 기반이 걸린 판이다. 외교안보를 비롯한 최근의 현안이 윤 대통령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면서 '정권 견제론'이 우세하다. 그러나 거대 야당에 대한 여권의 역심판론 공세가 이어지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또한 진행형이다. 무엇보다 세대별 정당지지 성향이 확연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20대 등 청년층을 중심으로 무당층이 급증하는 상황이 총선 결과에 미칠 영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개표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해 6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기상고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마친 6.1 지방선거의 투표율 잠정치는 50.9%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1년 전 여론은 '정부견제론' 비등 = 총선 1년을 앞두고 여야는 전열 정비 중이다. 국민의힘은 새 대표와 원내대표를 선출했고, 민주당도 새 원내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지표에서는 여당보다는 야당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양상이다. 최근 끝난 4.5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도 60%에 달한다. 한국갤럽 조사(4∼6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는 61%였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2%, 민주당 33%였다. 내년 총선 전망과 관련해선 '정부 견제 위해 야당 다수 당선'이 50%로, '정부 지원 위해 여당 다수 당선'(36%)를 앞질렀다. 한 달 전 조사에 비해 '야당 당선'은 6%p 올랐고, '여당 당선'은 6%p 떨어졌다. 최근 쟁점이 됐던 △한일정상회담 후폭풍 △주 69시간제 논란 △여당 지도부의 릴레이 실언 등이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기 따라 '정부지원-정권견제' 갈려 = 임기 중반부의 총선은 정권의 국정운영 동력과 직결된다. 특히 여소야대로 출발한 윤 대통령과 여당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느냐에 '국정동력'과 '레임덕'의 길이 갈리게 된다. 역대 정부 임기 중에 치러진 총선에선 여야의 희비가 갈렸다. 임기 초와 중반부 결과가 달랐다. 이명박정부 출범 2개월 뒤 치러진 제 18대 총선은 한나라당(153석)의 압승이었다. 자유선진당 등 범보수진영이 200석을 넘기며 확실한 보수우위 체제를 구축했다. 2002년 제 17대 총선도 열린우리당이 과반(152석)을 얻으며 승리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탄핵시도가 여권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


박근혜정부 출범 3년 2개월에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는 여소야대 정국이 재현됐다. 민주당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으로 야당이 우위를 보였다. 야당이 분열됐음에도 여당이 패하면서 1당을 민주당에 내줬다. 지난 21대 총선은 문재인정부 2년 11개월이 지난 시점에 치러졌는데 탄핵 여파와 코로나 정국이 시작되면서 여권의 기록적 승리로 이어졌다.

◆'대선 그림자' 더 짙어지나 = 지난 대선에서 극단화 된 지지 양극화 현상은 윤석열정부 출범 후에 해소되지 못하고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여야의 극단적 대립이 반복되면서 지지층 동원형 체제가 반복되고 내년 총선에서 가장 극단적 형태의 대결구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당은 이재명 대표의 재판과 수사를 겨냥해 공세를 취하고, 야당은 정부여당의 실책에 집중할 것이 뻔한 상황"이라며 "여야의 정권심판-거야심판 프레임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에서 표면화된 극단이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쪽에서는 무당층의 급증현상을 주목하기도 한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거대 1, 2당의 지지율이 팽팽한 가운데 60대 이상은 보수성향의 여당 지지로, 40~50대는 민주당 지지, 20대에서는 무당층이 절반을 차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대 남녀간에도 지지정당 차이가 뚜렷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표면적인 정당 지지율이 아니라 양 진영에서 이탈해 무당층으로 빠져나간 유권자층의 정치혐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면서 "여야 정당에 대해 '헤어질 결심'을 한 것이라면 실제 투표에서는 파급력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 소장은 "지난 대선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투표율 하락세가 너무 가파르다"면서 "60대 이상은 큰 변화가 없는데 20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투표를 외면하면서 정치무관심층으로 변하는 양상"이라고 했다.

여야의 주요 지지층이 60대와 40대 연령층으로 뚜렷하게 나뉜 상황에서 유권자수와 투표율 등을 고려하면 '야당 우위론'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2대 총선까지 1년" 연재기사]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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