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예비 검사가 검사로 임용되지 못하게 됐다. 법무부는 11일 "이러한 중대 사안은 검찰공무원이 되지 못할 심각한 문제"라며 "절차에 따라 검사로 임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월 30일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예비 검사 신분인 30대 초반 A씨를 입건했다. 그는 이날 새벽 강남의 한 식당가에서 술에 취해 행인과 시비가 붙었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양측을 분리해 진술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여경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손바닥으로 한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즉각 현행범으로 체포했는데,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내가 누군지 아느냐" "너는 누구 라인이냐"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를 지난달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온 A씨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신규 검사 임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이달 말쯤 발표되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 검사로 임용될 예정이었다. 법무부는 사건 발생 직후 A씨를 법무연수원 교육절차(임용예정자 사전교육)에서 배제했다. 법무부는 A씨의 잘못을 검찰공무원이 되지 못할 심각한 문제사유로 보고 인사위원회 소집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청법 제33조는 △국가공무원법상 제33조의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 △탄핵결정에 의해 파면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대통령비서실 소속의 공무원으로서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등을 검찰 임용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법에 규정된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도 A씨 검사임용을 취소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11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검사 임관을 위해서 인사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법률상 결격사유만 없다고 바로 검사로 임용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중대한 문제상황이 확인돼 검찰공무원으로서 부적격할 경우 임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A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유예했다. 이 판사는 "유형력 행사가 비교적 경미하고 경찰이 선처를 구하는 점, 범행 경위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