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미·김형두 신임 재판관이 잇따라 취임해 헌법재판소가 새로운 9인 체제로 들어섰다. 오는 11월 유남석 헌재소장이 퇴임할 때까지 현 재판관 체제가 유지된다. 주요 현안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심판이 언제 결론이 나올 지 주목된다. 이 장관 탄핵심판은 새 9인 체제에서 본격적인 심리를 거쳐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탄핵심판은 청구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이 장관 탄핵심판 청구일이 지난 2월 8일이어서 법상으로는 8월 초까지는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강행규정이 아닌 만큼 더 길어질 수도 있다.

18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이 장관 탄핵심판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파면시킬 수 있는지가 쟁점인 가운데 이날 오후 2시 두 번째 변론준비기일이 열린다. 지난 4일에 이어 2주 만이다.

변론준비기일은 앞으로 변론에서 심리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 이뤄지는 재판으로, 이 사건 주심인 이종석 재판관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변론준비절차를 담당하고 있다.

헌재는 2회 준비절차기일에서 증인 및 증거 채택 여부 등을 정리한 뒤 준비절차 재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2명의 재판관이 바뀐 헌재는 앞으로 반년 이상 현 체제를 유지한다. 전원 재판부 심리에 참여하는 9인 중 다음 임기 만료는 오는 11월에 퇴임하는 유남석 소장이다. 헌재소장도 사건 심리에 있어선 재판관 9인 가운데 1명일 뿐이다. 하지만 헌재가 소장 퇴임 전 임기 중 주요 사건으로 꼽혀왔던 현안 사건 선고를 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헌재가 맡은 사건들 가운데 가장 신속 심리 필요성이 거론되는 이 장관 탄핵심판 사건의 경우 유 소장 임기 내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장관의 탄핵심판은 헌재 구성이래 4번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청구 이후 2개월 뒤 헌재가 기각 결정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구 이후 3개월 만에 탄핵 결정했다. 현직 대통령의 업무가 중단되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성근 전 부장판사는 청구 이후 8개월 만에 각하 결정을 내렸는데 당시 임기 만료로 판사를 그만둔 상태였다.

이 장관도 현직으로 업무가 중단된 상태가 이미 2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어서 빠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앞서 1차 준비기일에서 증인 신청을 두고 국회 소추위원 측은 행정안전부 직원과 생존자, 유족 등 8명을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장관 측은 탄핵심판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탄핵사유와 관련한 내용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반대했다.

준비절차가 마무리 되면 다음 재판부터는 본격적인 변론이 시작된다. 증인이 많을 수록 변론도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1회 준비절차기일에선 재판부가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 사유를 △재난예방조치 의무 위반 △사후 재난대응조치 의무 위반 △참사 발생 이후 부적절한 언행 등 3가지로 정리했다. 국회 측과 이 장관 측은 1회 준비절차기일에서 이태원 참사 책임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 장관 대리인은 "이 사건의 참사 결과는 분명히 참혹하다"면서도 "사후적인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행안부 장관에게 국가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정치적인 추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회 소추위원 대리인은 "사고 장소는 폭이 좁았고 인근에 지구대와 소방서도 있었으며 112·119 신고가 계속돼 재난발생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