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회

'전세사기' 먼저 주목 … 전세제도 근본 방향 제기 했으면

2023-04-28 16:11:54 게재

오염수 방류 놓고 정확한 정보와 추적 보도 있어야

성평등 관점에서 '저출생' 다뤄보길 … 과학기사 소홀

내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20일 서울 종로구 내일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4월 정기회의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주변국 관련 발언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윤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 대한 정확한 비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독자권익위원들은 국민들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는 일본 원전 오염수 관련해 정확한 정보 제공 노력, 전세사기로 인한 여파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독특한 임대차 제도인 전세제도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 고민,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마약범죄 수사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등을 짚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일신문 4월 독자권익위원회 회의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내일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윤석열정부 외교에 정확한 비평 필요

정세용 =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내비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정부의 한미일 동맹 강화가 새 시대를 열기 위한 노력이라고 좋은 쪽으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상당수 국민들과 야당에선 북방외교로 쌓아온 경제·외교의 축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많은 것 같다. 관련해서 19일자 지면에 이원섭 칼럼니스트가 쓴 내일시론 '미국 올인이 빚은 무기지원 딜레마'가 외교 현안을 잘 정리했다고 생각한다.

3월 29일자 8면에는 '퍼주고 뒷통수 맞은 윤정부 대일외교' 기사가 있었는데 독도 문제, 일본 교과서 문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등 한일관계 현안은 많은 국민들의 관심사인 만큼 잘 소화해서 정리해줬으면 한다.

순환경제 신기술 기사, 자료충실하고 지속적 보도 칭찬

임성진 =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일본이 막무가내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섬세한 추적 보도가 필요하다.

4월 7일자 '전기가스 요금 공기업 지배구조' 기획을 봤다. 고용노동 측면에서 기획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보도이다. 하지만 전력산업이 우리나라처럼 독점지배체제로 돼 있는 나라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도 다른 지면을 통해서라도 지적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공기업 지배구조 역시 사회적 논란이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를 좀 더 객관적 시각에서 다루어 주면 좋겠다.

순환경제나 그에 관련된 신기술 보도는 어디서 이런 자료를 찾았나 싶을 정도로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는 점을 칭찬해주고 싶다. 20일자 '삼성전자 등 빅테크 기업 탈탄소 노력 미흡' 기사는 좋은 기사였다. 삼성전자는 전기를 국내에서 여덟 번째로 많이 쓰는 기업인데 RE100(기업활동에 필요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 때문에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총선이 1년밖에 안 남아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5일 전주을 선거에서 진보당 후보가 당선됐는데 아무리 민주당 후보가 없었다 하더라도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보궐선거 의미를 다시 한 번 짚는 심층 기사, 그리고 최근 정치권의 선거제도 개편 시도에 대한 기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과학기술에선 사람을 위한 기술, 자연 중심의 기술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내일신문도 이 부분에 주목해 달라.

수출만 바라보고 있는데 한국경제가 어떤 대안이 있을지 선도적으로 기획 필요

현문학 = 전세사기 건을 내일신문이 최근 연속 3일째 1면과 내지에 관련 기사를 다루고 있는데 칭찬을 드리고 싶다. 그 중 사회적인 재난이라는 제목이 있었는데 돋보이는 제목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은 과거에 은행이 개인에게 돈을 잘 안 빌려줄 때 만들어진 전근대적인 제도인 전세제도가 남아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참에 전세제도를 손질해보자는 기사를 내일신문이 내 볼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소액주주 피해 방지·공매도 근본대책 마련'이라는 기사가 있었는데, 돈을 빌려서 사는 건 되고 돈을 빌려서 파는 건 안된다고 하면 선진국에서 어떻게 보겠나. 소액주주를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고 하면 규제의 역설에 걸려서 경제를 망가뜨리는 누를 범할 수 있다.

경제가 어렵다. 예전엔 반도체가 효자였지만 지금은 국가경제를 갉아먹는 상황이 됐다. 유럽에서도 반도체법 시행한다고 하고 상황이 심각하다. 국내적으로 보면 가계부채가 많아서 금리 정책을 할 수도 없고,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못하고 있다. 경기부양을 하려고 해도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수출만 바라보고 있는데 어떤 대안이 있을지 내일신문에서 선도적으로 기획보도를 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프랑스의 부활이 눈에 띈다. JP모건 등 많은 투자은행들이 파리로 유럽본사를 이전한다고 하는데, 유럽연합(EU)이 잘 되면 한국에도 긍정적이다. 이 부분에 대한 관심도 가져달라.

내일신문이 꾸준히 다뤄왔던 중대재해처벌법 관련한 첫 판결이 나왔는데 지나치지 말고 계속해서 꾸준한 보도를 해주기 바란다.

정세용 = 경제와 관련해선 12일자 21면에 박재윤 서울대 명예교수의 특별기고 '한국경제 이대로 안된다'가 눈에 띄었다. 경제 원로의 묵직한 글인 만큼 잘 참고하면 좋은 기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학생상대 '마약음료'사건 시그널 잘 봐야 … '전사회적 대응문제' 강조해달라

문찬석 = 박재윤 명예교수 기고문과, 3일자에 양재찬 교수의 '인구상황판 좀 보며 일합시다'라는 칼럼을 잘 읽었다.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많은 문제의 출발점이 사실 인구 문제인데 그 부분을 잘 정리해주신 것 같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정치권에선 진영별로 다투고 있을 뿐 정말 어느 쪽이 맞는지 알기 어렵다. 일본 정부가 5월 말 6월 초부터 방류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가짜뉴스라고 하고 있고 일본측에서는 잊을 만하면 한번씩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어느 쪽이 맞는 건지, 오염수가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에 대해 찬반 양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전문가 분들의 기고문이나 칼럼을 특집기사로 해서 실으면 어떨까 제안하고 싶다.

오랫동안 검찰에 몸담았지만 마약범죄가 최근처럼 심각해진 적이 없는 것 같다. 학원가에서 학생들 상대로 한 시도가 있었다는 것은 상당히 경악스러운데 이 사건의 시그널을 우리가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본다. 근본적으로는 현재 마약범죄 수사에 구멍이 나 있다. 검경간의 수사권조정을 급하게 하다 보니까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이 단절된 상태인데 이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지 일선 수사 현장에서 종사하는 분, 재야에 나와 있는 분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법조인뿐만 아니라 마약 연구하는 분들의 의견을 들어 전사회적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라는 점을 제기해 달라.

시가총액 관점에서 기업 경쟁력 살펴보길

이해성 = 지난 한달 동안 과학기술이나 공학 쪽 기사는 거의 없었다. 어느 때보다도 빈도가 제일 낮았던 것 같다.

3월 28일자 '해외 특허분쟁 위험분야 알려준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특허청에서 개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알려주는 기사였다. 기술개발하는 사람들은 주로 기술 위주로 분석하는데 법적인 부분이 약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도움 될 만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크게 다뤄봤어도 괜찮을 것 같다.

우리나라 기업들을 시가총액 관점에서 분석하는 기사를 제안한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500대 기업을 뽑아 보면 우리나라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하고 하이닉스밖에 없다.

포브스같은 유력지에서 꼽는 세계 몇백대 기업은 현재 관점에서 본 순위라면, 시가총액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다. 그 관점에서 보면 한국기업들의 미래 경쟁력이 추락 중이 아닌가 싶다. 이런 관점에서 조사해서 기사를 써본다면 좋은 기획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5월 스승의 날 맞아 학교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짚은 기사 있어야

이현숙 = 저출생 문제에 많이 지적되는데 이는 성평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예전에 스웨덴의 유명 통계학자도 성평등이 한국의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저출생 문제는 여성들의 비명"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왜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가를 섬세하게 봐줬으면 한다. 노키즈존이나 맘충 논란 등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엄마를 사회에서 어떻게 보는지, 출산을 선택했을 때 여성이 무엇을 감당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 그런 것들이 바뀌지 않으면 저출생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런 부분을 다뤄주셨으면 한다.

최근 마약사건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조직범죄나 성범죄하고도 연관이 있다는 내용이 나오고 있다. 마약을 다른 조직범죄와 연관해서 다뤄주면 좋을 것 같다.

3월 24일자에 학폭 관련 보도가 있었는데 굉장히 어려운 주제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다뤄줬다는 점에서 잘 읽었다. 엄벌주의 분위기가 대세인데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다뤘다는 점, 관련 변호사 인터뷰에서 현재 학교폭력 처리 절차에서 보완할 수 있는 부뷴을 제안해주신 것 등을 잘 읽었다.

이제 5월인데 스승의 날도 있고 어린이날도 있는 가정의 달이니만큼 학교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짚은 기사가 있었으면 한다.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어렵다든지, 행정에 치이고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는 어려운 상황이 있다.


4월 독자권익위원회
위원장 정세용(전 내일신문 주필)
위 원
이해성(내일이비즈 부사장·CTO)
이현숙(탁틴내일 상임대표)
임성진(전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현문학(한국생애설계협회 홍보이사)
문찬석(법률사무소 선능 대표변호사)

내부 참가자
이선우 편집국장
범현주 산업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