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꿀벌 집단폐사로 식량안보 비상
2023-05-04 11:47:19 게재
냉해피해에 꿀벌실종으로 과일나무에 열매가 제대로 열리지 않아 과수농가들이 초비상 상태다. 올해는 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포근한 날씨로 과일 꽃이 열흘가량 빨리 피었다. 그러나 4월 들어 영하권 꽃샘추위가 불쑥불쑥 찾아오면서 과일 꽃이 수정도 못한 채 얼어버리는 등 전국 곳곳에서 냉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엔 강풍에 서리가 내리는가 하면 경북 북부와 동부지역에서는 우박까지 쏟아져 과수 가지와 잎 등도 손상을 입었다. 감자 고추 옥수수 등도 냉해를 입었지만 배 복숭아 자두 사과 살구 포도 등 과수에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꽃가루를 옮기는 꿀벌까지 대거 실종돼 냉해를 피해간 나무도 제대로 열매가 달릴지 예측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78억마리(전체의 17.8%)의 벌이 사라진 데 이어 올해는 100억마리 이상이 추가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 세계 인구보다도 많은 수다. 한국에서 이처럼 대거 꿀벌이 사라진 것은 2010년 '꿀벌 흑사병'이라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유행, 토종벌의 90% 이상이 폐사한 이후 두번째다.
지금 추세면 2035년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수분을 해주는 벌이 사라지자 일부 농가에서는 긴 막대기에 꽃가루를 발라 과일 꽃에 묻히는 인공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만성적인 농촌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꿀벌의 수분 의존도가 높은 과일들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겨울 딸기 소매가격이 평년보다 40% 넘게 올라 비싸게 팔린 것도 꿀벌 폐사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류도 4년 내 멸망한다는 말이 있다. 꿀벌은 인간이 재배하는 작물 1500종 중 30%의 수분을 담당하는 식량안보의 중요한 축이기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꿀벌은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1종의 수분을 돕는다. 딸기 수박 사과 살구 참외 오이 등 과채류는 꽃가루받이 꿀벌 의존도가 무척 높다. 특히 수박은 의존도가 90%를 넘는다. 꿀벌 집단 실종으로 국내 농가는 올해 이들 작물 수확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꿀벌 실종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매년 유럽에서 30%, 남아프리카 29%, 중국에서 13%의 꿀벌이 실종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2035년 무렵에는 지구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게 유엔의 경고다. 벌이 사라지는 '꿀벌군집붕괴현상(CCD)'은 2006년 11월 미국에서 최초로 보고됐다. 보고가 있은 후 1년간 미국 27개 주에서 꿀벌이 사라졌다. 그러자 국제 소맥(밀)값이 폭등,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고 콩 옥수수 등 다른 농산물값도 유례없이 크게 올랐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식량난을 항의하는 시위와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관계당국은 꿀벌 집단폐사의 주범으로 응애라는 진드기를 지목한다. 응애는 벌통에 기생하면서 애벌레의 체액을 빨아먹고 병원성 바이러스를 옮긴다. 그래서 양봉농가는 해마다 응애 방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갈수록 방제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일부 양봉농가에서는 꿀벌폐사가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한다.
올해 꿀 생산도 역대 최하위 기록할 전망
꿀벌은 봄꽃이 피는 4월 초부터 5월 중순 사이에 1년 할 일을 다 한다. 이때는 쉼 없이 이꽃 저꽃 다니며 꿀을 빨아와 벌통 안 벌집틀을 가득 채운다. 그러나 올해는 양봉농가의 최고 계절인 아카시꿀 채밀기가 다가왔지만 찬바람만 불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 천연 꿀을 수밀할 수 있는 벌무리수(봉군)가 평년의 절반도 안되는 50만~60만 벌무리로 추정돼 올해 천연 꿀 생산량이 역대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봉산업은 단순히 꿀을 채취하는 것을 뛰어넘어 자연생태계를 유지, 지구와 인류를 지키는 공익적 가치가 대단하다. 공익적 가치는 최소 6조원에서 최대 2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전체 농수축산임업 중 단일분야에서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양봉협회는 "꿀벌 떼죽음이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라며 "양봉농가에도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국은 재해보상을 위해 냉해피해 농가수를 조사 중이지만 꿀벌 개체 수 급감도 우리 농업의 위기라는 점에서 양봉농가 보호 방안도 함께 내놓아야 하겠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꽃가루를 옮기는 꿀벌까지 대거 실종돼 냉해를 피해간 나무도 제대로 열매가 달릴지 예측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78억마리(전체의 17.8%)의 벌이 사라진 데 이어 올해는 100억마리 이상이 추가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 세계 인구보다도 많은 수다. 한국에서 이처럼 대거 꿀벌이 사라진 것은 2010년 '꿀벌 흑사병'이라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유행, 토종벌의 90% 이상이 폐사한 이후 두번째다.
지금 추세면 2035년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수분을 해주는 벌이 사라지자 일부 농가에서는 긴 막대기에 꽃가루를 발라 과일 꽃에 묻히는 인공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만성적인 농촌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꿀벌의 수분 의존도가 높은 과일들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겨울 딸기 소매가격이 평년보다 40% 넘게 올라 비싸게 팔린 것도 꿀벌 폐사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류도 4년 내 멸망한다는 말이 있다. 꿀벌은 인간이 재배하는 작물 1500종 중 30%의 수분을 담당하는 식량안보의 중요한 축이기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꿀벌은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1종의 수분을 돕는다. 딸기 수박 사과 살구 참외 오이 등 과채류는 꽃가루받이 꿀벌 의존도가 무척 높다. 특히 수박은 의존도가 90%를 넘는다. 꿀벌 집단 실종으로 국내 농가는 올해 이들 작물 수확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꿀벌 실종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매년 유럽에서 30%, 남아프리카 29%, 중국에서 13%의 꿀벌이 실종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2035년 무렵에는 지구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게 유엔의 경고다. 벌이 사라지는 '꿀벌군집붕괴현상(CCD)'은 2006년 11월 미국에서 최초로 보고됐다. 보고가 있은 후 1년간 미국 27개 주에서 꿀벌이 사라졌다. 그러자 국제 소맥(밀)값이 폭등,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고 콩 옥수수 등 다른 농산물값도 유례없이 크게 올랐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식량난을 항의하는 시위와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관계당국은 꿀벌 집단폐사의 주범으로 응애라는 진드기를 지목한다. 응애는 벌통에 기생하면서 애벌레의 체액을 빨아먹고 병원성 바이러스를 옮긴다. 그래서 양봉농가는 해마다 응애 방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갈수록 방제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일부 양봉농가에서는 꿀벌폐사가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한다.
올해 꿀 생산도 역대 최하위 기록할 전망
꿀벌은 봄꽃이 피는 4월 초부터 5월 중순 사이에 1년 할 일을 다 한다. 이때는 쉼 없이 이꽃 저꽃 다니며 꿀을 빨아와 벌통 안 벌집틀을 가득 채운다. 그러나 올해는 양봉농가의 최고 계절인 아카시꿀 채밀기가 다가왔지만 찬바람만 불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 천연 꿀을 수밀할 수 있는 벌무리수(봉군)가 평년의 절반도 안되는 50만~60만 벌무리로 추정돼 올해 천연 꿀 생산량이 역대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봉산업은 단순히 꿀을 채취하는 것을 뛰어넘어 자연생태계를 유지, 지구와 인류를 지키는 공익적 가치가 대단하다. 공익적 가치는 최소 6조원에서 최대 2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전체 농수축산임업 중 단일분야에서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양봉협회는 "꿀벌 떼죽음이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라며 "양봉농가에도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국은 재해보상을 위해 냉해피해 농가수를 조사 중이지만 꿀벌 개체 수 급감도 우리 농업의 위기라는 점에서 양봉농가 보호 방안도 함께 내놓아야 하겠다.
박현채 본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