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출마설'에 심정 복잡한 여야
친박 3인·조국 부녀 출마설
악몽 재현? 팬덤 결집? 엇갈려
16일 여야는 과거정권을 상징하는 인사들의 출마설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여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최경환 전 부총리와 우병우 전 민정수석, 유영하 변호사의 출마설이 유력하다. 최 전 부총리는 국정농단 수사로 4년의 수형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석방됐다. 자신이 3선을 지낸 경북 경산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는 후문이다. 우 전 수석도 국정농단 사건으로 사법처리 됐었다. 고향(경북 영주) 출마가 예상된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출소한 이후 외부와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로 알려졌다. 지난해 유 변호사가 대구시장에 출마했을 때 박 전 대통령은 지지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구 지역 출마가 점쳐진다.
여권에서는 친박 3인의 출마설에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다. 이들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출마하면 국정농단 사건과 탄핵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여권으로선 잊고 싶은 악몽을 스스로 소환하는 꼴이 되는 셈이다. 여권 인사는 15일 "(여당이) 가까스로 탄핵의 악몽에서 벗어나 집권했는데 굳이 친박인사를 공천해서 악몽을 재소환할 필요가 있냐"며 "박 전 대통령도 절대 (여당에) 공천을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달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나와 "(친박 3인에 대한 공천이 이뤄지면) 제일 중요한 수도권 선거에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지지세가 남아있는 TK와 태극기세력을 껴안기 위해 3인 중 일부에게라도 공천을 줘야하는 것 아니냐는 현실론을 내놓는다. 다른 여권 인사는 "국민 사이에서 반감이 적은 한, 두명에게는 공천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야권에서는 조국 부녀 출마설이 분분하다. 딸 조민씨는 "정치 입문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박지원 전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저는 (총선에) 나올 것 같다. 조민을 내세우든지"(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라고 전망했다.
조 전 장관이나 딸 조민씨의 출마설에 대해 야권에서도 근심이 엿보인다. 2019년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조국 사태'를 재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민주당이 '조국의 강'을 아직도 못 건너고 헤매고 있는데 지금 강으로 풍덩 빠지자는 이야기"라며 "민주당에 '내로남불' 딱지가 딱 달라붙은 것이 '조국 사태' 때인데, 조 전 장관이 출마하면 내년 총선이 정권심판이 아니라 야당심판으로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조국 부녀에 대한 공천이 강성지지층 결집에는 보탬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박 전 의원은 "집토끼를 뭉치게 하는 역할은 굉장히 클 것"이라며 "산토끼들은 산으로 갈지, 집으로 올지 고민할 거라 두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