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미 재정증권 '구축효과' 주의보
2023-06-12 11:52:31 게재
바이든 미 대통령이 연방부채 상한과 예산법안에 서명한 게 지난 3일이다. 부채한도를 2025년 초까지 없애는 게 핵심 내용이다. 미 재무부의 일반예산 잔액은 6월 1일 기준으로 485억1000만달러다. 예년의 1/7 수준이다. 재정증권 발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금리와 물가를 고려하면 단기채가 쏟아져나올 게 분명하다.
미 연방정부의 채무상한은 무의미하다. 미국 재정부에서 통제가능한 채무액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960년대 이후 현재까지 채무한도를 늘린 횟수만 78차례다. 1차대전 당시 늘어난 지출 부담을 고려해 채무상한법안을 만든 1917년부터 따지면 100차례도 넘는다. 채무상한액도 당시 115억달러에서 31조4000억달러로 2730배나 늘린 상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전가의 보도처럼 채무한도를 늘린 결과다. 공화당이 채무상한을 올린 사례는 1960년 이후만 따져도 50차례다. 감세로 인한 재정부족을 메꿔야 했기 때문이다. 재정지출을 늘리는 게 정책 목표인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정부 채권도 수요공급 균형 잃으면 리스크 초래
미 국채 규모는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31조5000억달러다. 1980년 10월 1조달러에서 10조달러 돌파까지 걸린 시간은 28년이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2019년까지 늘어난 미 국채는 14조달러다. 코로나19로 3년간 증가한 게 8조2000억달러다. 경제위기 때 재정이 얼마나 악화했는지 잘 보여주는 수치다.
그동안 진행된 부채상한 협상을 보면 '리스크' 토론회 수준이었다. 금융시장에서 미 국채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기회였을 뿐이다. 물론 디폴트 위기에 몰렸던 2011년의 경우처럼 미국 신용 등급이 하락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풍파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
재정적자를 메우려고 발행하는 정부 채권은 통상 무위험 자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정부 채권도 수요공급 균형을 잃으면 리스크를 초래한다.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서 기존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다. 일단 미 국채가 시장에 과도하게 공급되면 글로벌 공급과잉 위험을 배제하기 힘들다. 국채가격이 폭락하면 미국정부의 융자비용 통제능력도 사라진다.
정부 발행 채권은 통화량을 줄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정부가 시장 자금을 대신 사용하는 구조다. 경제에 대한 영향력 측면에서 보면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과 비슷하다. 재정수입 획득을 위해 세금을 걷든 채권을 발행하든 경제에 대한 영향은 같다는 이야기다.
정부 발행 채권을 연준에서 매입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중앙은행은 채권을 구매하는 동시에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통화를 흡수하지 않는 대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른바 재정적자의 화폐화다.
외국인 투자자나 개인 투자자가 미 재정증권을 인수하면 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채권을 사려면 상업은행 예금을 인출해야 한다. 상업은행은 지급준비금 부족으로 인한 제2의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에 처할 수 있다. 이른바 구축효과다.
특히 미 국채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상대로 발행한다. 글로벌 투자자의 미 국채 보유액은 유통물량의 1/3 정도다. 미 국채 최대 보유자는 연준이다. 5월 18일 기준으로 8조5000억달러의 총자산 가운데 5조2000억달러의 미 정부 채권을 보유 중이다. 유통물량 기준으로 미 국채 절반 수준이다.
금리정책보다 미 재무부 재정증권 발행시점 주목할 때
현재 미국의 금융시장 유동성은 충분하다. 뉴욕 연준의 데이터를 보면 국채환매 규모가 2조달러 이상이고 금리도 5.05%다. 높은 금리와 안전성을 겸비한 경쟁력 있는 투자 상품인 셈이다. 시중 자금이 연준에 빌려준 자금을 빼서 정부 재정증권에 투자할 경우 유동성 구축효과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다.
따라서 미 연준이 주목하는 게 바로 시장 유동성이다. 재무부의 국채발행은 금리를 소폭 인상한 효과를 낸다. 재무부의 재정증권은 단기채 위주다. 단기채는 시장 유동성을 빨리 흡수한다. 연준의 6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따라서 지금은 금리정책보다 미 재무부의 재정증권 발행 시점에 주목할 때다. 시중 유동성 구축효과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흐름은 미 대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바이든정부가 선거 승리를 위해 대규모 선심성 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재정적자보다 서너배 많게 시장에 쏟아질 미 국채가 또 다른 금융 뇌관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채무상한은 무의미하다. 미국 재정부에서 통제가능한 채무액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960년대 이후 현재까지 채무한도를 늘린 횟수만 78차례다. 1차대전 당시 늘어난 지출 부담을 고려해 채무상한법안을 만든 1917년부터 따지면 100차례도 넘는다. 채무상한액도 당시 115억달러에서 31조4000억달러로 2730배나 늘린 상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전가의 보도처럼 채무한도를 늘린 결과다. 공화당이 채무상한을 올린 사례는 1960년 이후만 따져도 50차례다. 감세로 인한 재정부족을 메꿔야 했기 때문이다. 재정지출을 늘리는 게 정책 목표인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정부 채권도 수요공급 균형 잃으면 리스크 초래
미 국채 규모는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31조5000억달러다. 1980년 10월 1조달러에서 10조달러 돌파까지 걸린 시간은 28년이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2019년까지 늘어난 미 국채는 14조달러다. 코로나19로 3년간 증가한 게 8조2000억달러다. 경제위기 때 재정이 얼마나 악화했는지 잘 보여주는 수치다.
그동안 진행된 부채상한 협상을 보면 '리스크' 토론회 수준이었다. 금융시장에서 미 국채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기회였을 뿐이다. 물론 디폴트 위기에 몰렸던 2011년의 경우처럼 미국 신용 등급이 하락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풍파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
재정적자를 메우려고 발행하는 정부 채권은 통상 무위험 자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정부 채권도 수요공급 균형을 잃으면 리스크를 초래한다.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서 기존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다. 일단 미 국채가 시장에 과도하게 공급되면 글로벌 공급과잉 위험을 배제하기 힘들다. 국채가격이 폭락하면 미국정부의 융자비용 통제능력도 사라진다.
정부 발행 채권은 통화량을 줄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정부가 시장 자금을 대신 사용하는 구조다. 경제에 대한 영향력 측면에서 보면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과 비슷하다. 재정수입 획득을 위해 세금을 걷든 채권을 발행하든 경제에 대한 영향은 같다는 이야기다.
정부 발행 채권을 연준에서 매입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중앙은행은 채권을 구매하는 동시에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통화를 흡수하지 않는 대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른바 재정적자의 화폐화다.
외국인 투자자나 개인 투자자가 미 재정증권을 인수하면 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채권을 사려면 상업은행 예금을 인출해야 한다. 상업은행은 지급준비금 부족으로 인한 제2의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에 처할 수 있다. 이른바 구축효과다.
특히 미 국채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상대로 발행한다. 글로벌 투자자의 미 국채 보유액은 유통물량의 1/3 정도다. 미 국채 최대 보유자는 연준이다. 5월 18일 기준으로 8조5000억달러의 총자산 가운데 5조2000억달러의 미 정부 채권을 보유 중이다. 유통물량 기준으로 미 국채 절반 수준이다.
금리정책보다 미 재무부 재정증권 발행시점 주목할 때
현재 미국의 금융시장 유동성은 충분하다. 뉴욕 연준의 데이터를 보면 국채환매 규모가 2조달러 이상이고 금리도 5.05%다. 높은 금리와 안전성을 겸비한 경쟁력 있는 투자 상품인 셈이다. 시중 자금이 연준에 빌려준 자금을 빼서 정부 재정증권에 투자할 경우 유동성 구축효과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다.
따라서 미 연준이 주목하는 게 바로 시장 유동성이다. 재무부의 국채발행은 금리를 소폭 인상한 효과를 낸다. 재무부의 재정증권은 단기채 위주다. 단기채는 시장 유동성을 빨리 흡수한다. 연준의 6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따라서 지금은 금리정책보다 미 재무부의 재정증권 발행 시점에 주목할 때다. 시중 유동성 구축효과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흐름은 미 대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바이든정부가 선거 승리를 위해 대규모 선심성 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재정적자보다 서너배 많게 시장에 쏟아질 미 국채가 또 다른 금융 뇌관으로 다가오고 있다.
현문학 본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