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울 퀴어축제 개최 두고 시끌시끌
홍준표 "혐오감 주는 행사 개최반대"
진보정당 "시민 혐오 발언 안했으면"
상인단체, 고발·가처분 신청 맞대응
대구와 서울시 등에서 열릴 예정인 성소수자들의 행사 '퀴어문화축제'를 두고 찬반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퀴어축제 주관 조직위가 축제강행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는 가운데 보수 기독교단체 및 상인회가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 등의 법적 대응과 함께 행사 당일 반대집회를 예고했다.
조직위는 오는 17일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우리는 이미'라는 주제로 제15회 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이어 오는 24일과 25일에는 제10회 퀴어영화제를 연다. 앞서 조직위는 지난 2일과 8일 동성부부의 투쟁기와 동성커플을 위한 '실용법률 북토크' 등의 기획강연을 개최하며 본축제 강행의사를 표명했다. 조직위는 퀴어축제를 통해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성다수자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정치권에 성소수자가 여기 있음을, 누구의 인권도 나중으로 밀려날 수 없음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반대성명발표에 이어 고발과 가처분신청 등 법적대응과 반대집회로 맞서고 있다.
대구 동성로상인회와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는 최근 조직위 대표 등을 "도로무단 도로점용, 불법 상행위, 공연음란 등 매년 반복되는 문제를 지적했지만 개선 여지가 없어 고발한다"고 밝혔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구경북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연합 등도 지난 7일 대구지법에 대구퀴어문화축제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데 이어 오는 17일 오후 2시 '대구퀴어(동성애)행사 반대를 위한 동성로 일대 한줄 피켓시위'를 열 계획이어서 퀴어축제조직위측과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찬반논쟁이 한창이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문화를 심어줄 수 있는 퀴어축제를 반대한다"며 "성소수자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성다수자의 권익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의당과 진보당 대구시당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공식 반대입장을 내자 일제히 반발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홍 시장의 발언은 시민의 권익을 보장해야 하는 직무를 내팽개치는 것"이라며 "시민에 대한 차별과 폭력으로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부추기는 그런 발언은 안했으면 한다"고 맞받았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도 홍 시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조직위는 11일 "전 세계적으로 성소수자가 시민으로 동등한 지위와 권리를 획득하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고 홍 시장이 말하는 국제적 수준"이라며 "홍 시장의 퀴어축제 반대 발언과 인식은 개탄스럽고 지자체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퀴어문화축제도 오는 7월 1일 을지로에서 개최된다. 그동안 서울퀴어축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한 2020년, 2021년을 제외하고 항상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시가 광장 사용심의위원회를 열어 기독교단체 CTS문화재단의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와 중복된다며 불허해 서울광장 개최가 무산됐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대신 개최장소를 을지로 2가 일대로 변경해 열기로 하고 명동, 서울광장, 종각 등을 거치며 도심 주요 도로에서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주최즉 추산 약 15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측의 맞불집회나 혐오세력의 폭력 행위 등 안전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