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 | 소형가전업체 기술력으로 승부
"대기업 떼로 들어와도 경쟁 자신있다"
스마트카라 파세코 등 불황에도 연구개발비 투자 지속 … 업계 1위 '굳히기'
중소 가전업계는 연구개발(R&D) 고도화에 집중해 불황을 극복하고 차세대 혁신 제품으로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각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중소·중견 가전업체들은 꾸준한 R&D 투자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모습이다. 지속적인 R&D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신뢰도를 쌓아 1위를 수성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음식물처리기 업계 1위 기업 스마트카라는 올해 독자적인 건조분쇄 방식인 '수분제로기술'을 앞세워 기술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급속도로 성장해가는 음식물처리기 시장 속 1위를 굳건히 하기 위함이다.
음식물처리기는 가정에서 처음 사용하기까지 고민이 많지만 한번 사용하면 주방 필수품이 되는 소형가전이다. 스마트카라 '수분제로기술'은 수분이 많은 한국 음식물 특성에 맞춘 음식물 처리기술이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R&D센터를 통해 개발해온 기술력으로 현재 표준 음식물쓰레기 999g 처리시 수분제거율 99% 이상, 부피감량률은 최대 95%를 줄인다. 2016년 모터 전문기업인 SPG 인수 이후 건조분쇄 방식 음식물처리기 핵심인 모터 성능을 대폭 상향시켰다.
기존 음식물처리기 취약점으로 꼽혔던 전기세 소음 냄새문제 또한 기술로 개선했다. '스마트카라 400프로' 모델 기준 1회 전기료 약 200원 내외(누진세 적용 기준)에 평균소음 26.4데시벨을 기록하고 있다. 또 친환경 인증마크 획득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외형에서 볼트가 보이지 않는 볼트레스 디자인을 적용해 완성도를 높였다. 2015년 15억원 규모였던 매출액을 500억원(2021년 기준)대로 크게 늘렸다.
스마트카라는 음식물처리기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인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수분제로기술 고도화를 통해 음식물처리기시장 주안점인 처리시간 용량 감량률 등을 해결한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제품개발과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세라젬은 20년 넘게 지속된 R&D 역량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가전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기존 안마의자와 다른 침대형 척추 의료가전으로 입지를 다져 2021년 매출 6671억원(연결기준)을 기록, 안마의자 업체들을 제치고 국내 홈 헬스케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창립 2년 만인 2000년 처음 기술연구소를 연 세라젬은 각종 센서를 활용한 정밀 측정으로 사용자 각 척추 부위에 최적화된 마사지를 제공하는 '스파인 스캔' 기술, 척추 질환 치료에 도움을 주는 '척추 견인 알고리즘' 등 핵심 기술을 업계 최초로 개발·도입해 왔다. 2021년부터 나온 모델은 무게 인식 센서를 내장해 척추 부위별 굴곡도를 계산해 마사지하는 기술을 접목했다. 가슴·엉덩이 부위는 약하게, 허리는 조금 더 강하게 지압해 사용자가 동일한 압력을 느끼도록 설계했다.
세라젬은 판교 테크노밸리에 새 연구개발(R&D)센터를 열고 핵심인재 영입과 주요 기관 협력 등을 통해 기술개발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년간 연구개발에 380억원을 투자한 세라젬은 올해 300억원을 제품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체험형 매장 '웰 카페' 운영도 강화해 기술력 체험마케팅을 기반으로 입지를 공고히 다질 예정이다.
창문형에어컨시장을 개척한 파세코는 누적 판매 35만대를 기록하며 현재까지 시장 점유율 1위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 LG 등 대기업이 창문형에어컨시장에 진출했지만 파세코는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비결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의 힘이 크다.
파세코는 1994년부터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전체 매출 2%를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며 지속적인 신제품을 탄생시켰다. 2014년부터 본격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를 확대하며 사업을 다각화했다. 2019년 국내 최초로 소비자 자가 설치가 가능한 '세로형 창문형에어컨'을 선보이면서 시장을 개척했다.
파세코는 시장을 일구고 주류시장으로 키워온 경험으로 최근 1분 만에 자가 설치 가능한 5세대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다.
또한 2027년부터 강화되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기준에 맞춰 창문형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에너지효율이 좋은 가전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집중해 1위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형 가전업계도 대기업 못지 않게 기술력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며 "먼저 사용해본 소비자가 제품 만족도가 높다는 입소문을 내면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