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친박·비윤 … '3대 변수'에 성패 달린 여당 공천
검사·친윤 낙하산설 … "2016년 진박 공천 재연" 우려
최경환·우병우·유영하 출마 유력 … 친윤 "퇴보" 반발
안철수·이준석 등 비윤 공천 논란 … '험지 공천' 주목
내년 4.10 총선까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공천을 둘러싼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검사·친윤 낙하산공천설 △친박인사 출마설 △비윤 인사 공천배제설이 공천 성패를 가를 '3대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공천 잡음이 커지면 '2016년 진박(진짜 친박) 공천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검사 왕국? 터무니 없어"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 15일 "'검사 왕국'이 될 것이라는 얘기는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달 들어서만 세 번이나 '검사 공천설'을 부인했다. 그만큼 '검사 공천설'이 여권 내부에서 무게감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
여권에서는 "정치권과 인연이 짧은 윤 대통령이 정치개혁 차원에서 대대적 물갈이를 원한다" "검사를 비롯한 친윤인사들로 현역의원을대체하길 바란다"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 여당 지도부가 연신 '검사 공천설'을 부인하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실제 윤석열정부에 포진한 검사 출신들의 출마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주진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이복현 금감원장 등이 1순위로 꼽힌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주 비서관은 문재인정권 수사를 하다가 사표 내고 지금 윤석열정부에서 일하고 있고, 이 비서관은 월성원전 수사 때문에 좌천됐다가 대통령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공천 준다고 '검사 공천'이라고 할 수 있냐"고 말했다. 일부 검사 출신의 공천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다만 일각에서 나오는 '검사 40명 공천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박도 나온다.
검사는 아니더라도 '친윤 인사'의 발탁 가능성은 여전하다. 윤 대통령은 대부분의 여당 의원과 별다른 인연이 없기 때문에 '친윤 인사'로 대폭 바꾸고 싶어한다는 추측이다. 대통령실과 내각, 공공기관에 포진한 '친윤 인사'가 대거 공천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박근혜정부 출신 여권 인사는 25일 "어느정도 물갈이는 불가피하겠지만, (윤 대통령이)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검사나 친윤 인사들로 무리하게 바꾸려들면 2016년 진박 논란과 같은 '진윤 공천 파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친박 출마? '킬러 공천' 시사 =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한 뒤 박근혜정권 출신 인사들도 '정치적 명예회복'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역력하다. 최경환 전 부총리와 우병우 전 민정수석, 유영하 변호사 등이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 전 대통령 입장은 알려진 게 없지만, '침묵'으로 사실상 출마를 간접지원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여권 핵심부는 친박 인사들의 출마를 저지한다는 입장이다. 친박 인사들이 출마하면 '박근혜 탄핵의 강'으로 되돌아 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친윤 핵심의원은 최근 "(윤 대통령이) 수사한 사람들이 총선에 나오면 여당이 과거에 발목 잡힐 수밖에 없다. (친박 인사들에 대한) 공천은 말도 안되고, 어떻게든 떨어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여당 핵심관계자도 '킬러 공천' 가능성을 시사했다. 친박 인사가 무소속으로 나오면 이를 저지할만한 스펙을 갖춘 '킬러'를 공천한다는 것. 다만 친박 인사들의 경쟁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여당의 고민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분열보단 험지 공천 타협? =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 인사들의 공천 여부도 여당으로선 풀기 어려운 숙제다. 친윤 인사들 사이에서는 "윤석열정부를 야당보다 더 헐뜯는 인사들에게 어떻게 공천을 주냐"는 불만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내 편'에게만 공천 주고 '네 편'은 배제한다는 비판과 함께 "총선 확장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친윤에서는 비윤 인사 공천에 인색한 분위기다. 굳이 낙천시키지 않더라도 현행 당규(당원 50%+여론조사 50%)상 경선에서 비윤 인사들이 탈락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놓는다.
다만 비윤 인사를 공천에서 배제하면 여권 분열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에 '타협안'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일부 비윤 인사에게 '험지 공천'을 준다는 것. 비윤 입장에서는 자진해서 험지를 택하는 모습을 통해 당에 대한 헌신을 강조할 수 있고, 친윤 입장에선 비윤을 배척하지 않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절충안으로 거론된다.
여권 인사는 "(친윤은) 비윤에게 공천을 주지 않았을 때 얻을 수 있는 만족감과 중도층·20대 남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